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숙진 May 01. 2022

<영어 공부> 혼자만 알기 아까운 웹사이트 소개합니다3

요즘 낱말 퍼즐에 한창 빠져 있다.


애초에 낱말 맞추기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므로, 시작은 미미하다. 쇼핑 후 적립되는 포인트를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가 잡지에 이르게 되었다. 아들이 원하던 과학 잡지를 골라내고 선택할 수 있는 주제는 역사, 여행, TV, 영화, 연예, 스포츠, 건강, 낚시, 패션, 가사, 원예, 전원생활 등이다. 내 구미를 당기지 않는 잡지를 하나씩 지우다 보니 퍼즐만 남았다.


퍼즐을 대하는 나의 자세는...





이렇다.


나의 우스꽝스러운 옷차림과 퍼즐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어린 시절부터 '너처럼 키 큰 애한테는 안 어울리지'라는 주변 사람의 반응에도 나는 오히려 귀여운 스타일에 눈길을 돌렸다. 안타깝게도 176cm 키를 넉넉히 감싸줄 여성용 캐릭터 잠옷은 없다. 그래서 남성용 M 사이즈를 걸치고 나타났더니 초대형 피카츄라며 우리 집 남자들의 놀림거리가 되었다. 놀림을 당하거나 말거나 여행을 마치고 피곤해진 몸으로도 나는 여행지 숙소에서 이렇게 퍼즐을 풀었다.


그러나...


영어 퍼즐이 생각보다 쉽진 않다. 알파벳 하나하나 정확하게 입력해야 다음 단어로의 연결이 가능하다. 한국어 퍼즐처럼 음절을 연결하는 것과 다르다. '안무가'라는 단어를 맞추려면 '안', '무', '가'의 세 음절 중 하나와 단어 설명만으로 가능하다. 솔직히 이 정도 짧은 단어는 그 설명만 있어도 가능하다. 하지만, Choreographer를 맞추는 문제는 13개 알파벳 중 하나와 단어 설명만으로 힘겹다. 철자도 헷갈린다. 상당수 영어 퍼즐 문제가 이런 식이다. 무엇보다, 내게는 아직 생소한 영국과 유럽의 역사 지식, 인명, 지명 맞추기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사전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평소에 쓰던 사전으로는 부족하다. Apothecary처럼 현대인은 잘 쓰지 않는 단어의 의미도 알면서 동의어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애용하게 된 웹사이트가 있다.



말 그대로 동의어 사전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다 싶어 이 자리에 소개하기가 고민되었다 (이미 알고 있는 분이라면 그냥 참고 읽어주시면 감사^^).


퍼즐 빈칸에 채울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면, 힌트로 제시된 단어를 이 사이트에 입력한다. 그러면 정답이 될만한 동의어가 여럿 나온다. 이 중에서 단어 길이와 이미 제시된 알파벳까지 일치하는 걸 고르면 된다.




남편과 아들은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공짜로도 구하는 걸, 왜 굳이 돈 (= 포인트) 주고 퍼즐을 사냐, 는 반응이다. 이 남자들에게 보란 듯 펜을 쥐고 퍼즐을 맞추어 가고 있다. 공짜 포인트 활용이 계기가 되긴 했지만 나에게 퍼즐은 단순히 시간 때우기나 심심풀이가 아니다.



낱말 퍼즐을 하면...


영어 단어와 동의어 공부에 힘을 실어 준다. 처음에는 걸림돌로 느껴지던 역사, 인명, 지명도 차츰 지식이 된다. 무엇보다 앞서 소개한 웹사이트의 장점은 동의어 맞추기 문제를 매일 하나씩 이메일로 발송해준다는 점이다. 하루 한 단어 그리고 어쩌면 그 동의어까지 최대 두 단어를 익히는 셈이다.


비록 나 혼자만의 실력으로 한 편 완성하기 힘들지만, 낱말 퍼즐을 통해 새로 익힌 단어는 독서와 뉴스 청취, 영화 감상, 원어민과의 대화까지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초등학생 수준의 어휘력과 고등학생, 대학생 수준의 어휘력으로 누릴 수 있는 생활의 질은 각기 다르지 않은가.


무엇보다 내게는 놀이다. 좀 힘들고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커버 이미지: Photo by Bannon Morrissy on Unsplash


작가의 이전글 용감한 몸치 커플의 사교춤 도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