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 싶지만 나의 퇴사 전 6개월은 그야말로 너무 황폐했다.
모든 게 다 싫어서 시름시름 앓아가는 극악무도의 싫어병에 걸려버린 것이다.
주말이 되면 증세가 잠시 호전되는가 싶다가 다시 월요일이 오면 병세가 도졌다.
이건 뭐 약도 없고 처방은 오로지 퇴사뿐인데… 임시처방으로 초콜릿같은 월급을 꺼내먹으며 마음을 달래본다.
나와의 약속 2년은 어떻게든 채우자. 영혼은 집에 두고 몸만 왔다 갔다 하며 6개월을 보냈다.
고등학교 때 매일 등교하자마자 “집에 가고 싶어어어어ㅠㅠㅠ!!”를 달고 살던 친구가 있었다. 집에 가고 싶다고 지금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퇴할 것도 아니면 싫어도 다녀야지 그렇게 싫다고 노래를 부르면 더 싫지 않나, 등등 그 친구를 보며 안타까우면서 약간은 한심하게 봤었는데, 이젠 내가 그러고 있구나.
물론 그 친구처럼 싫은 감정을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다. 하지만 속에서 맴돌며 점점 커지는 이 싫은 마음은 점점 웃음을 앗아갔고, 원래 없던 말도 삼켜 먹어버렸다. 입꼬리는 점점 내려라고 주름도 점점 깊어졌다. 온몸의 세포들이 외치는 싫어!! 를 꾹꾹 눌러 담고 그렇게 꾸역꾸역 하루를 채우다 퇴근을 한다. 이렇게 싫어할 수가.
이런 상황을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퇴근 후 갓생을 실천해본다. 곰과 호랑이가 매일 마늘과 쑥을 먹으며 버텨냈던 마음으로. 홍익인간 정신 아이가! (아님)
운동과 강의는 기본이고 여러 가지 각종 챌린지도 두루 섭렵해 왔다. 감사 일기, 독서 일기, 꿈 일기, 마음 일기 등등 100일 단위의 챌린지를 혼자 혹은 같이 진행했고,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시름시름 앓아가며 애쓰다 보면 나의 욕망 창고에 포인트가 하나 둘 쌓이게 되는데, 이렇게 쌓인 욕망이 무언가에 톡 건드려지면 걷잡을 수 없는 불타는 욕망이 되어 활활 타오르게 된다.
나의 발화점은 꿈 일기를 쓰며 왔다. 꿈 일기란 매일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상상하며 적어나가는 것이다. 이미 여러 자기 계발 강의나 저명한 유명인들이 100번 쓰기를 강조했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하고 싶은 것들을 상상하는 일은 잠자던 나의 욕망을 하나 둘 일깨우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었다. 어쩌다 한번 하면 또 잊히겠지만 매일 쓰는 챌린지였기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꼭 조금의 시간을 내어 나의 꿈과 목표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일 나의 욕망을 야금야금 먹고 자란 꿈은 점점 몸집을 키워나갔다.
그렇게 부풀어 오른 나의 궁극의 꿈!
매년 천억을 벌고, 중국 사막에 땅을 사서 숲을 만드는 것이다. 한 술 더 뜨자면 세계 곳곳 사막에 나무 심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