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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Sep 03. 2019

모라잔의 10분 글쓰기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 10분간의 자유로운 이야기 <1>

- 흔히 많은 글쓰기 창작 교육에서 하고 있는  10분 글쓰기는 10분간 자유롭게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새로운 영감을 주고 필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연재할 10분 글쓰기는 소설(혹은 동화)을 기반으로 한  저의 자유로운 글쓰기가 될 것입니다. 매일 10분간 쓴 글을 맞춤법 수정 이외에는 가감 없이 게재합니다. -


‘그 자식이 왜 전화를 했지? 왜 나에게...’

재호는 몇 번을 머릿속으로 생각해 보았지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난 일요일, 재호의 핸드폰에는 모르는 번호가 찍혔다. 당연히 받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핸드폰에 같은 번호로 두 번의 부재중 전화 표시가 찍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때까지  재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 재호는 학교에서 윤태의 자살 소식을 들었다. 

“그러니까 윤태하고 너는 별로 친하지 않았단 말이지?”

경찰의 물음에 재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경찰은 의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그런데 왜 윤태는 너에게 전화를 했을까?”

“.....”

재호도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재호는 윤태와 친하지 않았다. 심지어 고등학교 2년 동안  같은 반도 아니었다. 그저 등굣길에 보면 눈인사나 하는 수준이었다.  중학교 때 같은 중학교였다는 게 재호가 윤태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다. 사실 중학교 때에는 윤태라는 아이가 있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지만 의미 없는 존재...  재호에겐 윤태가 그런 존재였다. 그런 윤태가 자신에게 마지막 전화를 했다. 뭔가 이상하고 속이 울렁거렸다. 

“너 윤태하고 친했어?”

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온 재호에게 준영이가 물었다. 학교에서도 늘 붙어 다니고 같은 학원까지 다니는 녀석이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서운하고 낯설었다. 그런 재호의 마음을 읽었는지 준영이는 당황한 듯 말을 얼버무렸다. 

“그 자식 정말 황당하네.”

재호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경찰은 윤태의 죽음이 집단 괴롭힘과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재호는 뭔가 자신이 가해자 집단의 일원이 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그 녀석은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고 있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윤태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준 기억이 없었다. 아니 그것보다 더 근본적인 의문점이 생겼다. 

‘오윤태 그 녀석의 이름을 나는 왜 알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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