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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Aug 24. 2020

동시 , 첫마음으로

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계단 


친구와 싸운 날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올라가요. 

계단 턱이 오늘따라

더욱 높아요.

무릎도 시큰거려요.

그래도 울진 않을 거예요.

한 발짝 한 발짝

슬픈 마음 꾹꾹 누르며

오르는 중이니까요. 



한 참을 올라가요

우리 집은 8층이거든요. 

목덜미에 땀방울이 종알거려요.

그럴 땐 계단참에서 잠시 쉬며

아래를 내려다 봐요.

"안녕!"

1층에 홀로 남겨진 

내 마음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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