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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Sep 13. 2020

동시 , 첫마음으로

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21-

우쿨렐레 배우는 교장 선생님          


희끗희끗한 머리에 

돋보기안경

손에는 작은 

우쿨렐레 하나

교장 선생님이 우리들과 

우쿨렐레를 배워요.     


혹시나 학생들이

불편해하면 어쩌나

일부러 교실 구석에 앉으시고

우쿨렐레를 배워요.     


출발은 함께했지만 

속도는 달라요. 

우린 토끼처럼 빠른데

교장 선생님은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우쿨렐레를 배워요.     


우리는  딩가딩가

노래까지 부르는데

교장 선생님은 여전히

띵 동 띵 동

우쿨렐레를 배워요.                                                                                                                        


우리는 벌써 열 곡을 

연주하지만 

교장 선생님은 겨우 한 곡 

우쿨렐레를 배워요.      


언제쯤 포기하실까?

곧 그만두실 거야.

우리들의 속삭임도 사라진

빈 교실에 

교장 선생님만 혼자 남아

우쿨렐레를 배워요.       


어느덧 졸업식 날

교장 선생님 손엔 

작은 우쿨렐레 하나

축사 대신 들려주시는

우쿨렐레 연주 소리     


가장 익숙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그 소리에

우리 모두 귀 기울여

교장 선생님께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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