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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 첫마음으로

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22-

by 이기규

놀이터


안녕, 잘 지내?

놀이터가 내게

말을 걸어왔어요.


터덜터덜

학원 가던 나는

우물쭈물

대답을 못 했어요.


다섯 살 때만 해도

너는 나의

가장 좋은 친구였는데

눈만 뜨면 언제나

너에게 달려갔는데


훌쩍 커버린 지금은

크게 싸운 친구처럼

처음 만난 사이처럼

마음이 서먹해져요.


들어와 봐

난 여전히 그대로야.

기다란 시소와 작은 그네,

정글짐과 미끄럼틀도

변함없이 나를 반겨요

그 모습에 마음이

탁 놓였어요.


행복해?

놀이터가 내게 물었어요.

작은 그네에 앉으며

내가 대답했어요.

“응, 아주 조금은

힘들지만.”


놀이터가 아무 말 없이

그네를 밀어주었어요.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어요.

나는 가만히

눈을 감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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