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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Sep 15. 2020

동시 , 첫마음으로

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23-

고양이가 응가를          


고양이가 

응가를 자주 한다고

운동장 모래밭을

시퍼런 비닐로

막아 놓았다.      


저녁까지 놀다가

쉬가 마렵던 그 날 

학교 건물은 모두 잠겨

화장실도 못 가고

발만 동동거렸다.     


“아무도 안 보겠지?”

화단 구석에서

몰래 쉬를 하고 있는데

“야옹”

고양이 녀석과 

눈이 딱 마주쳤다.     


“너도 나와 

같은 처지네!”

고양이처럼 몰래 

모래밭으로 가서

시퍼런 비닐을 

반쯤 걷었다.      


“야옹!”

고양이가 

달빛을 받으며

응가를 하고 있다.     


까만 몸에

하얀 신발을 신은

고양이 녀석     


시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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