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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Sep 18. 2020

동시 , 첫마음으로

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26-

박새          


교실 창문으로 

들어온 

박새 한 마리

후다닥후다닥

놀란 날갯짓 하며

이리저리 날아다녀요     


“저기로 갔다!”

“으악! 엄마야!”

비명 같은

환호성 지르며

아이들은 우르르

복도로 뛰쳐나가요.

(야호! 오늘 수학 시험은

물 건너갔어요!)     


“불쌍하다!

너만 홀로 남아

머리 아픈 수학 문제

풀어야 하는구나!”

다닥다닥 창문에 붙어

모두 걱정할 때,

살며시 교실로 들어가

지쳐 쉬고 있는 녀석을

조심스레 감쌌어요.      


콩닥콩닥 세차게 뛰는 

박새의 심장 소리 

너도 후회되지?

창문을 향해

감싼 두 손을 펼치자

대답 대신 힘차게 날아올라

파란 하늘에 

첨벙! 몸을 던져요.                                                                  


선생님은 시험지를

다시 돌리시고

아이들 한숨 소리

다시 들리는데     


열린 창문

살며시 바라보는 

내 마음엔

콩닥콩닥 심장 소리가

가득 차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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