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26-
교실 창문으로
들어온
박새 한 마리
후다닥후다닥
놀란 날갯짓 하며
이리저리 날아다녀요
“저기로 갔다!”
“으악! 엄마야!”
비명 같은
환호성 지르며
아이들은 우르르
복도로 뛰쳐나가요.
(야호! 오늘 수학 시험은
물 건너갔어요!)
“불쌍하다!
너만 홀로 남아
머리 아픈 수학 문제
풀어야 하는구나!”
다닥다닥 창문에 붙어
모두 걱정할 때,
살며시 교실로 들어가
지쳐 쉬고 있는 녀석을
조심스레 감쌌어요.
콩닥콩닥 세차게 뛰는
박새의 심장 소리
너도 후회되지?
창문을 향해
감싼 두 손을 펼치자
대답 대신 힘차게 날아올라
파란 하늘에
첨벙! 몸을 던져요.
선생님은 시험지를
다시 돌리시고
아이들 한숨 소리
다시 들리는데
열린 창문
살며시 바라보는
내 마음엔
콩닥콩닥 심장 소리가
가득 차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