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기규 Sep 23. 2020

동시 , 첫마음으로

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31-

양파 실험          


교실 창가에 

양파 두 개

말의 힘을 실험해요.     


한쪽 양파엔

매일 좋은 말만 하고

다른 한쪽 양파엔

매일 나쁜 말만 하고     


한 달이 지나도

양파 두 개

차이가 없어요.     


뭐가 잘못된 걸까?

아이들도 선생님도 

그 이유가 궁금하지만


교실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난 

궁금해할 여유가 없어요. 


양파에게 하는 좋은 말

반의반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양파에게 주는 눈빛

반의반이라도

바라봐 준다면     


꽁꽁 얼어붙은

내 마음에도

파란 싹이 돋을 텐데     


나는 매일매일

바싹 말라가는데     


사람들은 그저

양파만 

보고 있어요.

작가의 이전글 동시 , 첫마음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