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31-
교실 창가에
양파 두 개
말의 힘을 실험해요.
한쪽 양파엔
매일 좋은 말만 하고
다른 한쪽 양파엔
매일 나쁜 말만 하고
한 달이 지나도
양파 두 개
차이가 없어요.
뭐가 잘못된 걸까?
아이들도 선생님도
그 이유가 궁금하지만
교실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난
궁금해할 여유가 없어요.
양파에게 하는 좋은 말
반의반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양파에게 주는 눈빛
반의반이라도
바라봐 준다면
꽁꽁 얼어붙은
내 마음에도
파란 싹이 돋을 텐데
나는 매일매일
바싹 말라가는데
사람들은 그저
양파만
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