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 여긴 어디?

조직의 족보에 관한 이야기

by Kay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오늘은 족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아는 족보는 같은 성을 이루는 씨족 집단의 역사 혹은 조상들의 명단(?)이지요. 물론 남성 위주의 체계인 제도 인지라 요즘 세상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글에서는 그런 의미보다는 조직에서의 서열이나 구성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조직에서는 족보라는 이름보다는 '조직도'란 명칭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기업에 있다 보면 경력직으로 입사하시는 분들이 많지요. 특히 대기업에서 오랜 근무를 하시다가 다른 조직에 들어가게 될 때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회사의 전체 조직도와 제가 일하게 될 부서의 조직도를 보고 싶습니다."


이때 자신있게 조직도를 내밀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요? 체계가 잡혀 있거나 역사가 오래된 기업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막 설립되었거나, 급성장을 하고 있는 기업은 없는 경우도 많은 것입니다. 그래서 상당수의 스타트업은 제대로 된 조직도를 '아직' 만들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도가 없다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조직도가 필요해지는 시기가 반드시 온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직도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1. 각 직책에 따른 리더십의 범위: 즉, 난 누구를 지휘할 수 있고, 누구의 지휘를 받는가? 의 내용입니다.

2. 나와 내가 속한 부서의 일의 범위: 더 정확하게는 다른 부서의 리더들이 우리 부서에 참견 못하게 하는 기준입니다. 조직도 상 별도의 부서이면 각 부서의 리더들의 지휘만 받으면 되지요.

3. 채용이 필요한 포지션: 직무위주로 작성된 조직도의 경우에 한합니다. 어떤 업무의 담당자가 공석이고 채용이 필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직무위주의 조직도와 사람위주의 조직도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방금 위에서 스타트업은 조직도가 반드시 필요해지는 시기가 온다고 말씀드렸지요? 제 생각은 외부인재들이 많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즉 기존 창업당시 20~30명 이내의 구성원수였다가 어느샌가 채용을 통해 50명이 넘어가는 순간입니다. 그러다 성장속도가 빨라지면 순식간에 100명에 육박하기도 하지요.


기존 창업당시 멤버들이야 서로 업무가 빤하고, 서로 융통성도 많기 때문에 조직도 없이도 서로의 리더십, 서로의 권한(아주 두루뭉실해서 서로가 많이 겹치게 됩니다), 각 부서별 소통 채널등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문서화되지 않았을 뿐이죠. 그런데 외부의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면 이들은 보통 조직도를 궁금해합니다. 그래야 일을 함에 있어서 어떤 보고 라인과 소통채널, 업무권한 등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기존의 멤버들은 굳이 조직도를 만들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 조직에 만약 조직도가 없다면 다음 둘 중 하나이지 않을까요? 이유가 더 있을까요?


1. 귀찮다. (굳이 조직도를 만들어서 뭐 하나. 지금도 잘 흘러가고 있는데. 우린 그런 거 말고 빠른 성장과 매출증대, 수익창출이 더 중요해. 조직도 같은 것은 나중에 만들어도 늦지 않아.)

2. 조직도가 명확해지면, 서로 간의 업무 범위와 레포팅 라인이 명확해집니다. 그러면 기존 '고인물'들이 그동안 누려왔던 '꼰대권력'이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함부로 다른 부서에 지적질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조직도가 없다는 것은 조직의 리더십과 권한, 결정의 책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젠가 만들면 되겠지.' '굳이 지금은 필요 없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보면 어느새 뒤죽박죽이 된 조직의 의사결정 체계를 만나게 될 확률이 큽니다. 그러면 외부에서 좋은 인재가 들어와도 다시 떠나게 될 확률도 커지게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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