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돌려 말하기도 능력이다?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오늘은 말속에 숨은 '지뢰'에 대해서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연초가 되면 각 대기업에서는 회장님들의 신년사가 나오게 됩니다. 이 신년사를 잘 읽어보면 올해의 우리나라 경제의 현황과 문제점, 해당기업의 사업방향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특히나, 해당 기업을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는 많은 전문가그룹은 신년사를 통해 파악한 내용들을 업무에 많이 반영하기도 합니다.
국가차원으로 확대해 볼까요? 외교무대를 보면 온통 '아름다운' 표현밖에는 없습니다. 문구만으로 보자면 우리나라에 호의적인 국가들밖에 없는 듯합니다. 물론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보내는 외교 메시지를 보게 되면 한없이 평화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외교무대는 이미 총성 없는 전쟁터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기업 회장의 메시지나, 외교무대에서의 메시지의 공통점은 '행간'을 읽어야 하는 점입니다. 단어 자체의 뜻만 보게 된다면 올해의 경제상황이나 기업이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물론이요 다른 나라가 우리나라에게 어떤 공격을 할 것이고, 어떤 카드를 제시해야 협력관계를 맺을지를 전혀 모를 수 있습니다. 언제 '지뢰'를 밟을지 모르지요.
행간을 읽어야 하는 중요성은 이미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직속상관이나 경영층이 하는 메시지를 잘 파악해야 함이 중요함도 잘 알고 있습니다. 경영층의 메시지에 대해서 해석(?)을 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 일도 많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는 경영층의 메시지는 '기업은 이익을 내어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음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행간의 뜻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미묘하고 어려운 얘기지만 '이익'의 뜻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즉, 작년까지는 매출확대가 최우선이었다면 올해부터는 비용절감이 최우선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저의 한정적인 경험 안에서의 이야기입니다. 기업의 CEO가 선임될 때는 시기별로 다른 목적을 반영합니다. 기업의 외형적 성장(매출, 수주 등)이 필요할 때는 영업출신 CEO가 선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공격적인 영업스타일로 회사의 숫자를 엄청나게 좋게 만들어 버립니다. 반대로, 기업의 외형적 성장보다는 내실(판관비 감축, 영업 외 비용 감축)이 필요할 때는 회계/재무/기획 출신 CEO가 선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CEO는 끊임없이 메시지를 조직에 보냅니다. 영업출신 CEO의 메시지를 해석해 보면 영업확대를 위해서는 단기적 손실도 감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계/재무/기획 출신의 CEO의 메시지는 다릅니다. 영업의 주안점은 매출크기가 아니라 수익성이라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극단적인 경우 캐시카우 사업만 주력하고 신규 수주는 포기하겠다는 메시지일수도 있습니다. 이는 영업조직에 대한 구조조정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기업에 신임 CEO가 선임이 되었는데, 기존 CEO와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구성원들이 의도를 파악하게 못하도록 엄청나게 돌려 말하기도 합니다. 구성원들은 행간을 파악하다가 혼란에 빠지게 되지요. 이런 경우, 행간보다도 돌려 말하기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고 있는 빙산의 물밑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행간의 뜻을 읽기 전에, 왜 그런 말을 했는지에 대한 의도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임 CEO의 메시지는 전임 CEO와는 전혀 다른 기준에서 해석을 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