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퇴사보다 무서운 '조용한' 퇴사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오늘은 요즘 많이 회자되는 시사용어 하나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란 말은 많이 들어보셨겠지요? 조용한 퇴사에 대한 저의 생각과 주변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화한 내용들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조용한 퇴사란 단어는 어떤 이에게는 취지가 다르게 왜곡될 수 있는 번역이라고 봅니다. Quit는 소속되어 있던 회사, 조직을 그만두다(resignation)이란 뜻도 있지만, 어떠한 일을 그만두다(to Stop doing)란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해석하는 이마다 다르게 느낄 수도 있지만, 이 단어가 표현하는 바는 적어도 저에게는 단순하게 일을 회사를 퇴사한다는 의미보다는 회사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그만둔다는 의미로 더 크게 다가옵니다.
회사의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그만둔다?
회사생활을 이루는 요소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회사의 비전과 미션에 대한 동의 (비전과 미션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시 다뤄보겠습니다.)
2. 적극적 의미의 업무: 조직문화의 활성화와 계승, 동료에 대한 존중과 안정적 관계형성, 주변 동료에 대한 심리적 케어 등
3. 소극적 의미의 업무: 직무, 하고 있는 일
수식으로 표현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퇴사(사직, resignation) = 회사생활 - 1 -2 -3 = 0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 회사생활 -1 - 2 = 3(소극적 의미의 업무)
즉, 퇴사는 회사생활에 관련된 모든 것의 그만둠이지만, 조용한 퇴사는 정성적, 관계적, 심리적, 문화적인 다양한 가치의 그만둠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조용한 퇴사를 하고 나면 남는 것은 '일하는 기계'뿐입니다. 조직의 그 누구와도 관계형성을 거부한 채 딱 돈 받는 만큼만 일하는 거죠. 돈 받는 만큼이라고 표현하였지만, 수많은 협업 속에서 일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해 보면 오히려 회사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보아야 하겠지요. 조용한 퇴사자가 많아질수록 조직은 아주 비효율적이고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의욕도 없어지고, 월급루팡만 많아지게 되겠지요. 스타트업이라면 조직의 생사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질까요? 제 나름대로의 직접/간접적인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 조직과 나의 방향성이 일치되어 있지 않다. (Allign이 되어 있지 않다.)
제가 존경하는 경영학 박사님께서 탁월한 팀의 특성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특성들을 듣다가 저의 뒤통수를 치는 듯한 내용을 들었는데요, '탁월한 팀' 그들에게는 명확한 방향과 동의된 전략이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는 확 이해되는 내용 아닌가요? 경영층이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우리 조직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이 정해졌다면 어떻게 가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이해한 바에 맞추어 일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구성원 하나하나가 모여 회사를 이루었습니다. 실무진 없이 C-level로만 이루어진 회사가 가능할까요? 대기업도 아닌 작은(?) 회사가 경영층과 실무진 간의 방향성 일치 없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2. 성과에 대한 보상이 불명확하거나 매우 적다.
뉴스를 보면 스톡옵션 덕분에 거액의 이익을 실현한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새로이 경영층에 합류하여 1~2년 만에 회사를 떠나면서 거액의 퇴직금과 스톡옵션을 챙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일반 직원들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심지어,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성과보상에 대한 내용이 축소되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복지제도까지 악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한 IT대기업(?)의 급작스런 재택근무 폐지가 화제가 되었는데요. 모르긴 몰라도 이미 그 회사의 구성원의 상당수는 이제부터 조용한 퇴직이 아니라 '진짜' 퇴직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3. 사내정치질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
주로 리더십과 전문성이 부족한 리더가 많은 조직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특정조직에 대해서 강력한 통치(?)력을 가지고 싶은 리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리더는 해당업무에 대한 전문성은커녕, 기본적인 소양도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아래 그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나쁜 의미의 '정치질'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미 정치권에서 벌어졌던 유사한 사례를 많이 보아 오셨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MZ세대는 특히나 본인 일에 전문성을 계속해서 강화하고 싶어 합니다. 정말로 조직의 다른 일에는 관심 끄고 '일에만' 집중하고 싶어 하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질'이 성행하게 되면 더욱더 주변에 눈과 귀를 닫고 본인 일에만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증가하면 조직은 협업에 매우 취약하게 되고, 실행마저 느려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이미 조직에서 학습할 만큼 학습한 '선수'들은 더 좋은 처우를 제시하는 곳으로 이동하게 되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악순환에 빠지게 되겠지요.
그러면, 조용한 퇴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하고 간단합니다. 심지어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일들이 벌어지지 않게 하면 되는 것이지요. 실질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전문가분들께서 관련서적, 강의 등을 통해서 말씀해 주시고 있습니다.
이미 답은 우리 주변에 많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