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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Mar 30. 2023

글 같은, 글 아닌, 글쓰기 이야기

말하기도 아닌, 글쓰기도 아닌 소통이야기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오늘은 글쓰기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저도 글쓰기 자체를 매우 어려워하고 싫어했던 사람인지라, 글쓰기에 대해서 뭔가 주장을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느껴오던 업무장면에서의 글쓰기에 대해서 편하게 그리고 저의 경험 안에서 말씀을 드립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업무시에도 메신저를 많이 사용하시지요? 이런 말씀을 드리면 너무 아재(?)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icq, MSN 부터 사용하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메신저였으나 국내에는 IT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었지요. 또한 휴대폰 버전이 아닌 PC기반인 점도 특징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카카오톡이 탄생을 하였습니다. 기존 문자메시지에 비해서 월등한 인터페이스와 기능들로 순식간에 사용자층이 두터워졌고, 지금은 명실공히 국내 1위의 소통&생활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단체 대화방이 가능해져서 그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PC버전까지 출시되고 나서부터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필수재가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글쓰기와 말하기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는 공문, 메일등으로 대표되는 글쓰기 위주의 소통과 대면, 전화통화 중심의 말하기 위주의 소통으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문자메시지는 말하기 소통의 보조재 같은 역할이었고요.


한 편의 공문, 메일을 쓰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야 몇 줄 안 될 수도 있지만, 보내는 사람입장에서는 혹여 오류가 나지 않을까,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될까 하는 걱정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글쓰기 위주의 소통은 다음의 특성을 갖습니다.


1. 기승전결이 명확합니다. 즉, 논리적인 전개에 따라 내용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방을 설득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내용이 정확합니다. 틀린 숫자, 적합하지 않은 단어가 사용되어서는 안 되기에 신중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한번 송부된 내용은 수정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3. 문어체로 이루어집니다. 정제된 표현과 예의를 갖추어야 합니다. 우리가 공문에서 흔히 보는 '귀사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같은 표현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지금은 공문이나 메일보다는 카카오톡, 슬랙 등의 각종 협업 Tool에서의 글쓰기와 말하기가 혼합된 소통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회사에서의 업무소통의 상당수가 이러한 형태로 이루어지는데요, 이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비논리적이기 쉽습니다.  대화하듯이 이루어지기에 생각나는 대로 작성하게 됩니다. 업무상 주고받아야 하는 소통은 논리가 명확해야 하는데 대화형태로 작성되는 글은 논리와 기승전결의 형태를 갖추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오히려 상대방을 설득하기 어려워집니다. 만나서 대화하는 것만 못한 결과가 나오기 쉽습니다. 


2. 감정의 왜곡이 생기기 쉽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글쓰기 소통의 경우 정제된 표현과 예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 이유는 이른바 '메라비언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대화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바디랭귀지나 목소리 등 도 상대방의 호감을 구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예전부터 문자소통 시 ^^ 나 ;-) 등의 간단한 기호부터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텍스트로는 동감, 칭찬, 웃음 같은 감정을 표현할 수 없으니 보조적으로 사용하게 되지요. 그래서 텍스트로만 소통하게 되는 공문이나 메일은 정제된 표현과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화처럼 글을 작성하여 소통하면 잘못 사용한 단어 하나에도 상대방의 감정이 상할 수 도 있습니다.


3. 내용이 쌓이지 않고 혼재되기 쉽습니다. 공문이나 메일은 일의 진행이나 히스토리가 쌓이게 됩니다. 나중에 전체적으로 파악하기도 어렵지 않지요. 즉, 말은 흩어지지만 글은 쌓이게 됩니다. 글쓰기와 말하기가 섞인 형태의 소통에서는 쌓이지 않고 흩어지기 쉽습니다. 일종의 대화 녹취록처럼 되는 것인데요, 이것으로는 히스토리 파악이 아주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니 정말로 공을 들여 글쓰기를 해야 하는 메일에서도 메신저를 사용하듯 구어체 위주의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심지어 어쭙잖은 이모티콘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비즈니스 에티켓을 무시하게 되는 결과가 되지요. 성과에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 소통과 말하기 소통, 그리고 그 중간 어디엔가 있는 메신저 소통. 분명히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골고루 잘 활용하여 효율적인 소통을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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