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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Jul 20. 2023

직장인들의 생존법 @난장판

조직특성에 따른 생존전략 수립하기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오늘은 "직장에서의 생존전략"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약간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문과"입니다. 국어, 영어, 사회과학 과목들이 재미있어서 문과로 온 이유도 있지만, 수학과 과학이 어렵고 싫어서 도망친 이유도 있습니다. 요즘 문과인 경제학에서 박사까지 받으신 유명한 작가께서 "문과남자의 과학공부"라는 책을 저술하셨는데요, 지금껏 제가 몰랐던 아니 정확히 말해보자면 피해왔던 수학과 과학에 관한 이야기가 저에게 강한 인사이트를 주었습니다. HR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한 각종 해법에 집중을 해 왔었는데요, 그것보다 근본적인 "왜 그 직원은 그 상황에서 그렇게 행동하였을까? 왜 그런 현상들이 회사에 벌어졌을까? 하는 질문에는 관심도 없었습니다.



                              [문과남자의 과학공부 / 유시민 / 돌베개 / 출처: 예스 24]



저의 인생도서를 꼽으라면, 자신 있게 두 권을 말할 수 있습니다. 행동경제학자이며 심리학자로는 처음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엘 카너먼 교수님의 "생각에 관한 생각"과 설명이 필요 없는 유발 하라리 교수님의 "사피엔스"입니다. 이 책들에 관해서는 언젠가 같이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엘 카너먼 / 김영사 / 출처: 예스 24]



이 책들을 보면서 저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도 결국 대자연의 일부이고 하나의 생명체에 지나지 않습니다. 훌륭한 인문학적, 과학적 업적을 이뤄왔지만, 결국 생명체의 본능측면에서 보면 다른 여타의 생명체들과 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생명체의 본능이라는 관점에서 사람을 바라보면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많은 사실들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사람들은 왜 그럴까? 에서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했지요. 


막연한 저의 이런 생각들을 "문과남자의 과학공부"가 탁월하게 정리해 주셨습니다. 제가 그동안 관심도 없었던 질문들인 "사람은 왜 그렇게 행동할까? 왜 조직에서 그런 현상들이 벌어질까"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생명체의 본능은 크게 두 가지지요. "생존"과 "번식"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이 두 가지 소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저는 "생존"이라는 키워드를 HRer의 시각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회사를 구성하는 많은 구성원들은 기본적으로 "생존"이 목표입니다. 생존이 있고 나서야 처우 상승이 있고, 승진도 있지요. 생명체의 본능차원에서 일단 생존을 추구하게 됩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맞는 전술을 구사해야 하는데요, 전략은 그 사람이 속해있는 조직이 어떠한지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1. 수치로 제시된 목표에 대해서 집중하는 조직이 있습니다. 

수치로 드러나는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 구성원들은 정말 무엇인가에 쫓기듯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목표 미달성 시 페널티마저 크다면, 두려움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조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미친 듯이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은 퇴사를 하게 됩니다. 주로 CS 등 콜센터 부문이나 개인영업실적이 바로바로 성과에 반영되는 조직들에서 퇴사율이 높은 이유가 이렇지 않을까요?



2. 제시된 목표는 그리 높지 않으나, 실수에 대해서는 아주 민감한 조직이 있습니다. 

일을 잘해도 칭찬은 없지만, 실수에 대한 질책은 아주 많습니다. 업무 매뉴얼도 엄청나게 복잡합니다. 이런 경우 구성원들은 어떤 생존 전략을 생각할까요? 제 생각에는 "복지부동과 신중 그사이 어딘가"가 아닐까 합니다. 자발적으로 새로운 업무방식을 적용해서 성과를 이룬다 해도 그런 조직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10번의 성과 초과달성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1번의 목표 미달성이나 실수가 더 심각하지요. 옆에서 보기에는 답답할 정도로 움직이진 않지만, 그만큼 신중하기에 실수는 거의 없습니다. 주로 공공부문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3. 목표도 뚜렷하지 않고, 관리하는 리더십도 실종된 조직이 있습니다. 

회사와 하위조직의 목표가 무엇인지 모르는 직원들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도 목표가 명확하게 없습니다. 이런 경우 실무자단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일의 방향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성과에 대한 보상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일을 안 할 수는 없습니다. 월급루팡이 되면 바로 HR의 표적(?)이 되니까요. 일을 하자니 일이 명확하지 않고, 일을 하지 말자니 존재이유 없는 구성원이 됩니다. 이런 경우 구성원들은 어떤 생존전략을 생각할까요? 저는 "성실로 포장된 태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옆에서 보면 굉장한 몰입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딴짓"을 많이 합니다. 심지어 자기 계발을 위한 공부도 합니다. 물론 열심히 일하는 구성원도 있지만, 잦은 방향 변경에 지쳐 결국 성실로 포장된 태만 전략을 택하기도 합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성장세가 둔화되는 시기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를 잘 이겨내면 다시 새로운 성장의 우상향 곡선을 타게 되지만, 반대의 경우는 우하향을 하게 되겠지요. 




4. 도전적인 목표가 설정되어 있지만, 그에 따른 재량권과 보상이 확실한 조직이 있습니다

동화 속에서나 나올 조직 같지만, 실제로 존재합니다. 이런 조직에서의 생존전략은 "열정과 몰입"이겠지요. 구성원들이 가진 능력을 모두 끌어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보상제도의 설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5. 회사의 모든 일이 1인 체제하인 조직이 있습니다. 

최고리더 한마디에 따라 모든 것이 쉽게 변합니다. 중간 리더의 힘이 전혀 없습니다. 상명하복이 철저한 조직이지요. 이런 경우 적절한 생존 전략은 그냥 "절대복종"입니다. 시키는 대로만 하면 이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디테일한 것도 모두 최고리더의 컨펌을 받습니다. 점점 구성원들은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지시만 수동적으로 기다리게 됩니다. 최고리더가 얼마나 탁월한 역량을 가지느냐에 따라 천국도 지옥도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알고 있는 생존 전략들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두려움에 빠져 미친 듯이 일하기", "복지부동과 신중 그 어딘가", "성실로 포장된 태만", "열정과 몰입", "절대복종"인데요, 제가 겪지 못한 다른 전략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러한
 전략들은 기업차원이 아니라 기업 내의 하위 조직별로도 서로 다르게 표출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이라면 본부나 실에 따라서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고, 작은 조직이라면 팀에 따라서도 확연히 다를 것입니다. 



HR의 역할은 조직에 바람직하지 않은 생존전략을 택하는 직원들이 없도록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체는 본능에 따라 생존하기 때문에, 성과창출에 바람직하지 않은 생존전략을 택하는 구성원의 잘못 보다는 그 선택을 하게 만든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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