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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Aug 29. 2023

주니어를 외롭게 하지 마세요

개인기와 팀워크 이야기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오늘은 제가 첫 팀장이 되었을 때 매우 혼란스러워했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얼마 전에 보았던 TV 예능프로 한 꼭지 먼저 소개합니다. 1박 2일은 이미 국민프로그램이므로 굳이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6명의 출연자가 3명씩 팀이 되어 서로 경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은 주어진 키워드를 영어로 설명하여 맞히는 것이었는데요, 우연하게도 유학경험이 있는 등 이미 영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출연자들끼리 한 팀이 되었습니다. 나머지 한 팀은 (적어도 방송에 보이는 모습으로는) 일반인들보다 영어에 취약한 출연자들로만 구성이 되었습니다. 누가 보아도 영어만 사용해서 설명을 해야 하는 게임이니 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닐까 했습니다. 하지만, 예능의 신이 강림한 탓인지 결과는 영어를 잘 못하는 팀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었지만, 서로 간에 눈치코치가 상당하였습니다. 문법적으로는 전혀 맞지 않는 말이라도 서로 간에 의미가 통하는 미묘한 팀워크가 있었지요. 반면 영어에 유창한 반대편은 그러한 팀워크 없이 영어로만 설명하려 하였습니다. 즉, 개인기로만 승부하였죠.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만든 팀워크가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의 개인기의 총합을 능가하였습니다. 물론 예능이기 때문에 여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저는 문득 제 새내기 팀장시절 저의 혼란스러움이 떠올랐습니다.






최초 저의 팀원은 4명이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석사출신들이었고, 다들 개인기가 무척 뛰어났습니다. 이미 상당한 고성과자들이었지요. 그들과의 1년은 어찌 보면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저는 학문적으로 현업과는 거리가 있는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그들의 도움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전임팀장이 팀워크도 구축을 잘해 놓았기에 돌아보면 순탄했던 팀장 데뷔를 하였지요.


문제는 1년 뒤였습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듯이 조직개편이 있었고, 결과만 말씀드리자면 전년도의 팀원 중 그 누구와도 팀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전부 새로운 사람들로 팀이 구성되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주니어들이었죠. 저는 마음이 급했습니다. 주니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들의 업무역량을 하루빨리 향상하고 싶었습니다. 시니어(?)들과 1:1로 매칭하여 학습과 성장을 같이 향상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빨리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컨설턴트가 될 수 있도록 도전적인 태스크를 부여하는 등 제 나름대로 노력하였지만, 주니어 들은 점점 지쳐가고 그렇게 팀은 붕괴되었습니다. 


제가 다시 그 시절의 팀장이 된다면 아래와 같은 점을 반드시 명심하고 주의할 것입니다.  


1. (주니어들 간) 팀워크 구축을 업무역량(개인기) 향상보다 더 우선순위에 두겠습니다.
저는 개인기 향상을 우선순위로 두었습니다. 주니어들을 너무 걱정한 나머지 어찌 보면 그들을 너무 초보자로 생각하는 우를 저질렀지요. 개인기 향상이 중요하긴 하나 그들에게 더 절실했던 것은 같이 성장할 동료들이었습니다. 저는 주니어들을 너무 개별로 생각했습니다. 주니어들이 팀워크를 구축해 보았자 별로 득이 안된다고 판단을 하였던 것이죠. 마치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팀처럼 말이죠. 하지만, 주니어들이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끼리의 팀워크를 구축해 주었다면 그들 나름대로 상호 간 케미를 통해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을 겁니다. 



2. 시니어와의 페어링은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시니어라고 반드시 정답만은 아닙니다. 경력과 경험은 인정을 해야 하나 그들도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저는 시니어를 너무 정답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들과의 페어링도 정답이라고 생각했죠. 시니어, 주니어 간의 페어링은 각각의 장단점과 기타 정성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음에도 저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주니어와 시니어는 서로 '코드'가 맞지 않아서 힘들어하였고, 이에 따른 문제점들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페어링이 필요하다면, 당사자들이 서로 'Fit’ 한지 많은 고려가 필요합니다. 



3. 그들이 외롭지 않도록 꾸준한 One On One을 하겠습니다.

시니어와의 페어링을 진행하면서 저는 주니어 각각을 개별로 케어하지 못했습니다. 새내기 팀장이라 이미 저 역시 업무 과부하와 혼란에 빠져 있어서 그랬기도 했습니다. 주니어들과 짬을 내어 One On One을 실행하였다면, 시니어와의 페어링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알았을 것입니다. 또한 주니어들 간의 팀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겠지요. 비단 이 경우뿐만이 아니라 리더라면 구성원들과의 One On One은 필수입니다.



이번 이야기를 정리하면 결국 '외로움'으로 귀결됩니다. 성장하고 일하는 도중에 주니어들은 많이 외로워합니다. 시니어(선배)들이 옆에 있더라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직 팀장(리더)만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팀장은 그럴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니어들이 뭉쳐서 '으쌰으쌰' 하면서 일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시고,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가야 합니다. 개인기도 중요하지만, 개인기는 팀워크를 통해서 더 향상되고 더 잘 발휘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문 이미지 출처: https://lucas-genai.web.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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