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할 때는 구조를 요청하세요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오늘은 좀 창피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얼마 전 캠핑을 갔다가 어이없는 사고를 저질렀습니다. 캠핑을 모두 마치고 철수를 할 때 제가 주변을 보지 못하고 길이 아닌 곳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그래서 차가 바위(?)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아주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하였지요. 저는 멘탈이 무너졌고 뭘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자동차 보험을 통해 구난차량을 섭외하였지만, 첩첩산중이다 보니 한 시간 이상 걸린다고 하더군요.
기다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겠구나라고 생각한 그 순간, 같이 캠핑을 갔던 한분께서 주변의 다른 사람들께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설마 도와주시려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순식간에 건장한 남성분들 여럿이 모였고 결국 차를 들어 올려서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구전으로 전해 들었던 차를 들어 올리는 사례를 제가 직접 겪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오늘도 저의 새내기 팀장시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처음 팀장으로 부임하였을 때는 저는 제 경력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었습니다. 그래도 대기업의 본사와 현장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들, 그리고 나름 제 스스로 학습도 많이 하였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하지만, 팀원들은 해당분야에서 학업을 많이 쌓아온 경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절대 그들에게 저의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뭔가 모를 때마다 질문하는 것도 한두 번이었기에 제 스스로 더 많이 고민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는 팀장업무도 하였지만, 팀원들과 동일하게 제안서를 작성하는 업무도 같이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제안서를 작성하는 역량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에 저는 야근은 기본이었고, 주말에 혼자 나와서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족한 역량을 시간을 과투입해서 만회해 보려고 하였던 것이지요. 당연히 지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의 체력은 유한하니까요.
팀장의 역할이 힘들어지는 시기는 바로 지치기 시작할 때인 것 같습니다. 힘들어도 그만큼의 성과와 보람이 있다면 아무리 피곤해도 다음날 기운차게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람도 한계는 있는 법이지요. 몸이 지치기 시작하자 피곤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점점 힘들다는 생각이 저를 지배하였습니다.
지금 제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할 것 같습니다.
1. 저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팀원들에게 말하겠습니다.
리더라면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리더 혼자서 아무리 슈퍼맨처럼 해봤자 팀의 성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팀은 팀으로서 성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완벽한 팀장이 되려고 하지 말고, 완벽한 팀을 만들어야 합니다. 팀장의 부족한 부분은 팀원들이 채워줄 수 있습니다. 서로의 역량을 모아서 한 방향으로 정렬하는 것은 팀장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팀장의 부족한 부분을 알아야 팀원들이 보완하는 방법에 대해서 제안을 할 수 있겠지요. 즉, 일단 나 자신을 팀원에게 보여 주는 것이 우선이라 하겠습니다.
2. 제가 힘들면 팀원들에게 S.O.S. 를 외치겠습니다.
제 주위를 둘러보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거나,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들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 어려움이 있어도 눈물을 보이지 말고 참고 견디라는 가르침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과부하가 걸리게 되면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까요? 팀원이라면 하루정도 쉬면서 체력을 보충하면 됩니다. 다른 팀원이 어느 정도 백업을 해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팀장이 자리를 비울 수 있을까요? 팀원은 팀장을 백업해 줄 수는 없습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의사결정사안들이 밀려들어오기 때문이지요. 과부하를 피하기 위해서는 위기에 몰렸을 때 팀원들에게 구조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든 팀 내에서 짊어지고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구조신호를 보내는 것이 절대 창피하거나 나약함을 나타내는 것이 아님을 꼭 명심하겠습니다.
3. 무조건적인 시간투입은 슬기롭지 않음을 명심하겠습니다.
누구나 부족한 역량이나 업무영역이 있습니다. 파워포인트는 잘하지만 엑셀은 못할 수 있지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야근이나 주말근무를 하면 될까요? 저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기에 일을 더 많이 하다 보면 극복을 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습관처럼 야근을 했고, 주말근무도 일상이었이죠. 주말에 나가보면 저와 비슷한 처지의 다른 팀장님들도 혼자 나와 일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다들 비슷하구나란 생각에 위안도 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시간투입은 한계가 있습니다. 시간투입은 결국 체력문제니 까요.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에 체력이 저하되면 멘탈도 같이 무너지게 됩니다. 저는 이런 경우에는 상위 리더 혹은 직장 내 멘토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은 모두 팀 내의 자원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투입이 필요한 순간이 옵니다. 팀원들에게 솔직하고 구조신호를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더 혹은 멘토에게도 구조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팀장님들께서 힘든 것은 팀장님들의 잘못이나 능력부족 때문이 아닙니다. 리더들의 숙명이지요. 단, 부족함이 있을 때 팀 내 혹은 팀외부에 구조신호를 보낼 수 있는 것이 리더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