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대화입니다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오늘은 커피에 관한 이야기를 드려볼까 합니다. 어디까지나 커피를 마시면서 떠오른 저만의 단상이니 가볍게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짧은 장면들로 시작합니다.
이야기 하나
오늘은 A팀과 B팀이 모두 모여 본부장과 정기적으로 점심식사를 하는 날입니다. 평소보다는 조금 더 비싼 메뉴를 먹을 수 있는 장점도 있긴 하지만, 사실 분위기는 좋지 않습니다. 대화의 주도권은 본부장이 가지고 있기에 누구도 쉽사리 대화의 주제를 제시하지 못합니다. 결국 서로가 아무 관심 없는 연예인 이야기나 사회면에 실리는 사건들에 대한 의미 없는 대화가 이어입니다. 빨리 이 어색한 자리가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습니다. 이윽고 식사가 끝납니다. 다들 본부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합니다.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1층에 있는 카페에서 본부장이 또 커피를 쏩니다. 다들 또 본부장에게 감사인사를 합니다. 각자의 커피를 받아 들자마자 바로 각자의 사무실로 흩어집니다.
이야기 둘
C대리는 자신의 커리어와 관련하여 팀장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합니다. 조심스럽게 팀장에게 면담을 요청하였고 면담시간이 되었습니다. C대리는 회의실을 미리 잡아 놓고 탕비실에서 커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팀장이 커피를 준비하지 말라고 합니다. 중요한 얘기니만큼 회의실 말고 특별한 자리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서 회사 앞 조용한 카페로 가서 각자 좋아하는 커피 향을 음미하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시작합니다. 의무적인 면담이 아닌 진심으로 시간을 내어 경청하는 팀장을 보며 C대리는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놓았습니다.
우리는 평소에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십니다. 출근길, 별다방 혹은 콩다방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테이크아웃 합니다. 사무실에도 회사의 문화에 따라 믹스커피부터 원두커피까지 다양한 옵션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이른바 리더가 쏘는(?) 커피도 많이 마시게 되는데요,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두 가지 사례를 많이 겪어 보셨을 것입니다. 이야기 하나와 둘에서의 커피가 같은 커피일까요?
저는 '이야기 하나'의 커피는 단순 음료수 혹은 후식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둘'의 커피는 무엇일까요? '이야기 둘'의 커피는 단순 커피가 아니라 ‘대화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더들에게는 절대반지가 있지요. 바로 ‘법카(법인카드)’지요. 법카로 사용할 수 있는 항목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일정 부분은 관리(?)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사 및 다과 비용으로 편성이 되어 있는데요, 일부 리더는 이 비용의 용도를 잘못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야기 하나'의 커피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만, '이야기 둘'의 커피를 전혀 생각지 못하는 리더들이 많은 것이 아쉽습니다. 직원들에게 식사와 커피를 사주면서 리더로서의 체면도 살리고 관계가 좀 더 말랑말랑해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커피가 음료수로서의 역할만 하는 것이 저는 매우 아쉽습니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이 이렇게 말씀했다고 하지요.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통해 고객에게 만족할 만한 경험과 기억을 주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저 인테리어가 특별해서 그러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졌었는데요, 리더의 소통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다 보니 이제야 그 의미가 이해가 되더군요. 리더들에게 편성되는 커피 구매 예산은 직원들에게 커피라는 음료수를 사주라는 비용이 아닙니다. 더구나 테이크아웃 커피는 진짜 음료수에 지나지 않지요. 커피를 통해 직원들과의 대화의 장을 만들라는 목적이 있는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도 식사 후 법카로 테이크아웃 커피를 쏘면서 만족감을 느끼셨나요? 이제는 커피를 통해 대화의 장을 구매해 보시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