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 백전백승?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는 Kay 작가입니다.
오늘은 누구나 한 번은 들어보았지만, 크게 관심은 갖지 않았던 손자병법의 얘기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많이 들어보셨던 글귀인가요? 적과 싸우기 위해서는 일단 나를 알아야 한다는 중요성을 강조할 때 많이 인용되는 말인데요, 혹 이 글이 원전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知彼知己 百戰不殆)
원문의 핵심 포인트는 나를 알고 적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위태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손무(손자)가 전쟁을 하던 시기는 춘추전국시대로 중국에서 아주 혼란스러웠던 시기였습니다. 전국의 강호들이 서로 대륙의 패권을 차지하려고 수많은 합종연횡과 전쟁을 불사하던 시기였죠.
당장 다른 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하더라도 국력이 약해진 그 사이 또 다른 나라가 쳐들어 온다면 지금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바로 패망의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손무는 적을 알고 나를 아는 과정 속에서 이미 적이 나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우위를 차지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 굳이 전쟁을 하지 않고서도 승리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즉, 전쟁의 승리보다 위태롭지 않음을 더 상위의 선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이겨놓고 싸운다(선승구전 先勝求戰)’는 정신으로 발현됩니다.
이토록 전쟁이라는 물리적인 수단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 손무였지만, 전쟁을 하게 되면 엄청난 속전속결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전쟁준비가 다소 모자라도 속전속결로 전쟁에 이기는 경우는 들어보았지만, 완벽하게 준비를 갖추고 장기적을 했을 때는 전쟁에 이긴 경우를 보지 못했다고 하였지요. 짧은 배움이지만, 제가 손자병법에서 배운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적과 나를 파악해서 적보다 우위를 만들어 놓으면 굳이 전쟁을 하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싸워야 한다면 준비가 조금 부족할지라도 속전속결로 빠르게 승리를 해야 한다.
기업은 수많은 상황에 노출됩니다. 그리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지요. 의사결정의 몫은 리더에게 있습니다. 상위리더일수록 의사결정의 무게감이 더 커집니다. 손자병법에서 성찰해 본 리더의 의사결정에 대해서 말씀드립니다.
1. 눈앞의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 조직의 안전을 담보로 잡으면 안 됩니다.
눈앞에 있는 적을 상대로 승리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주변에는 많은 적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의 가시적인 프로젝트에서 엄청난 성과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성과를 위해서 조직의 자원이 필요이상으로 투입되면 안 됩니다. 잠시 동안의 승리에 기분은 좋을 수 있겠지만, 과도한 자원투입으로 조직이 약해진 사이 다른 적이 공격해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요?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전쟁에서 패하는 상황을 만들면 안됩니다.
2. 준비가 조금 부족해도 빠르게 결정하고 움직이는 것이 낫습니다.
결정은 물론 매우 힘든 일입니다. 상위리더일수록 더 힘들지요. 그래서 결정할 때는 매우 신중하게 합니다. 하지만, 신중이 지나쳐서 적시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제가 예전에 라면을 예시로 들어서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신라면이던 짜파게티던 빨리 결정해서 끓는 물에 넣어야 합니다. 제때 넣지 않으면 물이 모두 증발해서 라면을 끓일 수 없게 되니까요.
3. 모든 의사결정의 기본은 나를 아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사실 모든 것의 전제가 되는 것은 바로 나에 대한 성찰입니다. 나를 모르고서는 즉, 기업이 지금 어느 상황에 있는지 모른다면 그 어떠한 결정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리더들은 끊임없이 눈과 귀를 열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구성원들은 모두 아는 것을 CEO만 모를 수 있습니다.
고전을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과거와 현재의 환경은 정말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고전의 내용이 현재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겉이 아닌 안에 흐르고 있는 원리는 시대를 초월해서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