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저를 발견한 이야기
오늘은 새벽 04:30 정도에 눈이 떠졌습니다. 목표 기상시각은 05:10이었기에 가수면 상태의 ‘늦잠’을 즐기다가 일어났습니다. 언제나처럼 아침마다 저를 깨워주는 고양이 ‘보리’에게 먹이를 주고는 출근 준비를 합니다.
저의 출근길은 판교 - 강남 - 구로로 이어지는 경로입니다. 광역버스 한번, 지하철 한 번의 코스입니다. 광역버스를 타고 강남역까지 오는 길, 눈을 감고 있는데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서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교통수단을 타고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 그리 신기할 일인가? 할 수도 있지만, 지난 2년 동안의 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당시의 출근길은 판교 - 종로 - 상암의 경로였습니다. 종로까지는 광역버스, 종로에서 상암까지는 일반 노선버스였습니다. 지하철을 이용하기에는 매우 비효율적이었기에 결국 버스로만 코스를 만들었습니다. 집 앞에서 06:10 버스를 타지 않으면 지각의 위험이 있었습니다. 종로까지는 30분이면 되지만, 종로에서 상암까지는 근 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두 번의 버스를 타면서 저는 거의 앉자마자 잠을 잤습니다. 매우 피곤했기 때문이지요.
극악의 스트레스 속에 매일 저녁 소주 한잔이 필수였습니다. 혼술을 즐기면서 핸드폰을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그렇게 혼술을 하고 집으로 가는 길은 다시 약 1시간 반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가면서 술은 다 깨긴 했지만, 피로는 계속해서 쌓여 갔습니다. 그러니 버스에서 한번 앉으면 바로 잠을 잘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렇게 자도 피곤함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오늘 아침은 매우 다른 세계와도 같았습니다. 더 일찍 일어남에도 졸리지 않았습니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머릿속으로는 계속해서 새로운 글감과 프로젝트를 생각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어떻게 상황이 이렇게 변했을까? 이렇게 바뀌게 된 계기가 된 책이 있었습니다.
바로 30년 만의 휴식(이무석)이라는 책이었습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461156
그 책에는 ‘휴’라는 주인공이 나옵니다. 아마도 휴식이라는 뜻을 지닌 것 같았습니다. 그의 모습을 보니 그 속에서 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일 때문에 긴장하는 삶.
비행기 왕복의 당일출장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던 삶.
주말에도 옆에 노트북이 없으면 불안했던 삶.
핸드폰의 알람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던 삶.
결국 가족들과는 멀어지게 되었던 삶.
생각해 보면 모두 저의 욕심과 조급함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책 속의 ‘휴’역시 뭔가에 쫓기듯 일했습니다. 콤플렉스와 조급함에 스스로를 내몰았습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에 어느 순간 망가지고 맙니다.
책 속에서 저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말이지요. 당연히 직장인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잘하고 싶은 욕심에 오히려 소임을 망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친구를 책 속에서 보게 되니, 제삼자의 눈으로 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책의 내용이 가물가물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을 보게 된 것이 제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책장에 꽂혀있는 ‘30년 만의 휴식’을 보면서 조만간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지금 이 글들의 모음인 ‘나의 옛날이야기’ - 일단 그냥 해 Just Do It-을 마무리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아직 저의 이야기는 진행형입니다. 그리고 다가올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다가올 이야기들에 설레는 아침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일단 그냥 해 Just Do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