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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되는 건 없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by Kay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글쓰기’를 돕는 Kay작가, 김우재입니다. 계속해서 글쓰기에 관한 글쓰기로 여러분을 찾아뵙고 있습니다. 애초 이렇게까지 이 시리즈를 쓸 수 있을지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이렇게 회를 이어가며 쓰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어쩌다 보니’입니다.우리는 평소에 많은 계획을 합니다. 개인적 계획도 있고, 조직에는 사업계획도 있습니다. 저는 주니어 때 대기업의 전사 사업목표 수립과 실적 관리 업무를 담당했었습니다. 각 현장별, 사업부별로 한해의 사업목표와 매달의 실적을 비교하며 분석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사업목표란 어디까지나 ‘추정’입니다. 그래서 목표대로 달성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목표달성은 상상 속의 동물 ‘기린’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생각합니다.



계획대로 되는 건 없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Everyone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그런데, 계획대로 되는 건 없는 것이 반드시 부정적인 경우만 있진 않습니다.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의 발생으로 일이 잘 풀리기도 합니다. ‘호재’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철근을 구매할 때 실수로 잘못된 숫자를 입력하는 바람에 필요량의 몇 배를 주문해 버렸습니다. 취소는 불가하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철근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수 시점 세계적으로 철강의 주요 수출국가에서 내전이 발발해 전 세계적으로 철근 품귀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필요량의 몇 배에 이르는 수량의 철근이 선적된 이후라 리스크를 피해 간 것은 물론 철근 재판매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제가 꾸며낸 이야기이지만, 충분히 개연성 있지 않나요? (제가 건설업에서만 15년 이상을 일하다 보니 예시에 한계가 있음을 양해부탁드립니다.)






제가 글을 쓸 때도 비슷합니다. 좋은 주제를 발견하고 나름 밑그림도 잘 그렸습니다. 그래서 기분 좋게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변수로 인해 글쓰기는 답보에 빠지게 됩니다. 마이크 타이슨의 말처럼 그럴싸한 계획을 세웠지만, 턱에 강한 펀치를 맞았습니다. 이런 펀치를 몇 번 맞으면 쓰러지고, 경기를 포기하거나 패배하게 됩니다. 몇 번 패배하다 보면 결국은 글쓰기를 멀리하게 됩니다. 전의 글에서 말씀드렸던 이런 패배들이 글쓰기 초반에 만나게 되는 세 번의 위기입니다. 강한 펀치를 맞았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쩌다 보니



저의 답은 어쩌다 보니입니다. 어이없는 얘기일 수 있겠지만, 강력한 펀치를 맞아도 일단 글쓰기를 계속해서 한 편의 글을 완결해야 합니다. 계획대로 되진 않았지만, 일단 쓰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또 다른 변수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 변수가 나의 글을 살릴 수 있습니다. 제가 글쓰기에 관한 글쓰기 첫 편을 쓸 때는 한두 편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글감들이 계속해서 저의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두 번의 위기를 넘어 글발행 세 자릿수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되는 건 없지만, 나에게 안 좋은 변수만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어쩌다 보니’ 글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타이슨의 핵펀치를 맞더라도 일단 버티고 경기를 하다 보면 나에게도 회심의 한방을 날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사실 오늘의 이글도 처음의 계획은 이렇지 않았습니다. 마이크 타이슨의 예시도, 철근의 예시도 계획에는 있지도 않았습니다. 글을 일단 쓰고 ‘어쩌다 보니’ 완결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글쓰기만 이렇게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모든 일도 일단 움직이면 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김우재 Kay작가 / 출간작가, 글쓰기 코치

- '나는 팀장이다.' (2020.02.20. / 플랜비디자인 / 공저 / 7쇄 / 대만 출판)

- SK하이닉스 사내 내부망 칼럼기고 (2024)

- HR인사이트 칼럼기고 (2024)

- HahahaHR.com HR칼럼 정기연재(2024~)

- 팀장클럽 정기연재 (2023~)

- 가인지캠퍼스 뉴스레터 필진작가(2024)

- 강의: 러닝스푼즈, ENKI, 한국학중앙연구원, 패스트파이브, OO시 경제인연합회, 남유FNC, 바르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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