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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첫 면접...

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by Kay

약 두 달만의 연락이었습니다. 해고 통보 당일 저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반쯤 자포자기한 상황에서 링크드인에 구직의 글을 포스팅했습니다. 자존심이나 체면은 이미 저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요. 그렇게 포스팅을 하고 나서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의 댓글을 받긴 했습니다만, 실질적인 이야기를 나눈 분은 바로 그분뿐이었습니다. 현직 헤드헌터이신 그분(이하 ‘R님’이라 하겠습니다.)은 그날 저와의 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대화를 통해 저의 강점과 역량들을 파악하셨고, 그에 맞는 포지션을 추천해 주시겠다고 하셨지요. 당시 R님께서 우선 추천해 주셨던 포지션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지원하기 전 클로징이 되었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나?



그렇게 R님과 저는 인연이 끊기는 듯했습니다. R님은 링크드인에 많이 포스팅하시는 스타일은 아니시기도 했고, 계속되는 구직활동과 강의준비에 저는 다른 일들은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7 차수에 이르는 강의가 끝나갈 무렵 R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는 새로운 문이 열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OO기업, 어떠세요? 시니어 HR LEAD를 찾고 있습니다.



상세한 기업 설명을 듣고 난 이후, 전 주저 없이 이력서를 R님께 송부드렸습니다. AI 분야에서 상당한 업력을 쌓아왔고, 사회적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었습니다. 이력서를 드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기업에서 저와 면접을 보고 싶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백수가 된 지 2개월도 지나지 않아 면접의 기회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새삼 링크드인 연결의 힘에 놀라게 되었습니다.



해당 기업에 대해서 열심히 정보분석을 하고 면접에 참석했습니다. 대표님과 임원 한분이 같이 참석하셨습니다. 두 분은 예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선후배사이로 후배인 대표가 창업한 기업에 나중에 합류하셨다고 했습니다. 업계에서 나름 유명세가 있던 기업이었기에 저는 큰 기대를 가지고 면접에 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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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로 이 포지션에서 해야 가장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언급을 안 하셨다는 것입니다. 조직의 큰 변화와 관련된 일인데, 면접자리에서는 굳이 밝히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혹은 제가 그 포지션에 적합하다고는 판단을 못했기에 굳이 말씀 안 하신 듯도 했습니다.


그렇게 면접을 보았지만, 면접날 마음속의 싸했던 느낌대로 저는 불합격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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