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2024년 여름은 무척 더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해고를 당한지라 마음은 겨울이었습니다. 그런데, 황금과도 같은 7 차수 강의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저의 마음도 불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2개월에 이르는 강의는 저의 생존기간을 연장시켜 주었을 뿐만 아니라, 기약 없는 구직활동에 지쳐가는 저의 마음에 불을 붙여주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현업에 바쁜 리더들의 일정을 고려하여 강의는 오후 시간에 진행되었습니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총 4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평소 아침을 먹지 않습니다. 하루에 점심, 저녁 두 끼만 먹습니다. 그런데, 2시 강의를 앞두고는 긴장이 되어서 강의하는 날은 점심을 못 먹었습니다. 먹는다 해도 극소량의 음식만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침 엄청나게 더운 여름이었기 때문에 입맛마저 없었습니다. 그런 상태로 4시간 강의를 진행하고 6시에 강의를 마치면 몸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몸은 지쳤지만 마음속에는 기쁨이 가득 찼습니다. 생존기간이 연장된 것도 좋았고, 혹여나 이런 강의가 계속 이어진다면 강사로서의 삶도 가능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또한 사회에서의 저의 쓰임새가 아직 남아있다는 사실도 저에게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직장인의 평균 퇴사나이에 내몰렸지만, 프랜차이즈 창업이나 전업투자 같은 자본 없이 노트북과 맨몸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매 차수의 강의는 보람찼습니다. 어느 강의에서는 누군가 저에게 다가와서 인사를 했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보니 예전 HR컨설팅기업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였습니다. 활동하던 팀도 다르고 업무상 대화할 일이 별로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친하게 지내진 못했지만, 서로의 얼굴은 잘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넓다가도 좁은 세상의 이치를 다시 한번 느끼면서 저는 7 차수의 강의를 문제없이 잘 완결하였습니다.
아무런 일거리도 없던 2개월 전, 갑자기 받은 강의 요청에 열심히 준비했지만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지 않아서 어쩌면 할 수 없었을 수도 있었던 강의였습니다. 하지만, 운이 따랐던 덕북에 최초 강의보다 더 많은 차수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강의와 함께 했던 행복한 2개월이 어느덧 끝이 보였습니다. 즉 저의 생존기간의 끝이 다시 보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저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제가 해고통보를 받았던 날, 저의 링크드인 포스팅을 보고 연락을 주셨던 바로 그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