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라고 소리치고 싶습니다.
# Scene 1
여러 만화나 개그의 소재로도 쓰이고 있는 장면입니다.
몇 번을 올려도 결재가 나지 않던 서류가 단 한방에 통과가 됩니다.
비결을 묻는 주변 사람들에게 주인공이 한 얘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비결? 그냥 폰트만 바꿨는데?"
# Scene 2
한때 디자이너를 괴롭히는 방법이란 소재로 여러 게시글이 인터넷을 점령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컬러를 섞어 쓰거나 사진을 자르는 등 정말 "잔인한" 방법들이 많았는데요,
그중에 이런 방법도 있었습니다.
"네모반듯 굴림체, 진지 가득 궁서체 등 많은 폰트를 섞어 쓰는 것"
# Scene 3
웹상에 글을 쓸 때 작자의 심정을 표현하기가 매우 힘이 들 때가 많습니다.
제가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소통의 난이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면 < 전화 < 이메일 < 카카오톡 < 단순 문자메시지 < 포스트잇 쪽지
왜일까요?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의 억양에도 많은 정보가 있는데, 단순 텍스트일수록 그런 정보를 전달 할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그래서 동호회 게시판에 글을 쓸 때 농담반, 진담반으로
"저는 이 글을 궁서체로 쓰고 있습니다. " => 즉, 매우 진지하게 작성하고 있습니다 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하게 장난으로만 치부해선 안될 듯합니다.
조직에서의 많은 소통은 서류로 합니다. 보통 결재서류라는 표현을 하지요. 결재서류는 "문자"로만 이루어지기에 그 안에 담긴 히스토리와 배경, 당위성 등을 나타내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오늘도 많은 직장인들이 사각형의 종이 안에 많은 내용을 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그런데, 단순 폰트를 변경했다고 결재서류에 "Sign" 했다는 상사의 얘기에 그냥 웃기만 하기에는 우리가 뭔가 놓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어떤 직장 상사도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결재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결재를 올려서 일단 싸인을 받았는데, 폰트 정도 밖에는 수정한 것이 없다면 무슨 뜻일까요? 내용을 자세히 검토받기 이전에 상사가 보기에 매우 불친절한 서류이기 때문 아닐까요? 마치 시합을 위해 링위에 오르기도 전에 패배하는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여기서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한 가지 말씀드립니다. 저는 단순 "폰트"만이 아니라, "폰트"로 대변되는 서류의 "비주얼"적인 측면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비주얼이 불편하다는 것은 서류의 레이아웃이나 각종 표의 삽입/배치, 가독성이 좋지 않은 폰트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비주얼이 불편한 서류는 상사가 보기에 매우 불친절합니다. 오랜 시간을 절도 있는 견명조, 고딕 등으로 된 서류만 보시던 분이 (우리 세대 기준에는 매우 유려한) 나눔 폰트나 서울한강체, 서울 남산체 등의 폰트가 눈에 잘 들어올까요? 마치 디자이너들에게 굴림체가 매우 불편한 것처럼 말이죠 ^^
물론, 서류의 내용도 아주 중요합니다만, 그 서류를 읽고 싸인할 사람에게 친절한 비주얼을 만드는 것도 분명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