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루떡 경영? 애자일 리더십?

마법의 단어에 관한 이야기

by Kay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현업에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지만, 틈틈이 글 거리를 모아 왔습니다. 다시 꾸준하게 회사 이야기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문기사나 경영, 경제 관련 사이트들을 보다 보면, 마법의 단어들을 만나게 됩니다. 마법의 단어란 어떤 단어와 어울리더라도 아주 자연스러운 단어를 말합니다. 마치 어느 음식에 넣어도 어울리는 조미료라고나 할까요?



저는 “경영", “리더십"을 최고의 마법의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첫째로 “경영”입니다.

예전 제가 근무하던 회사의 사장님께서는 큰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마다 전 직원들에게 시루떡을 돌리셨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출근하였는데, 사옥 로비에서 시루떡을 나눠주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 어제도 또 큰 거 한건 수주했구나 하는 추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 당시 시루떡을 준비하고 새벽부터 나와 전 직원에게 나눠주는데 고생한 인사/총무 부서 직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신문지상에서는 “이 OO 사장의 시루떡 경영”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그분의 탁월한 경영성과와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하려는 모습을 표현하기에 아주 적당하며 신선했기 때문입니다. 경영한 교과서에 나오는 흔하디 흔한 “XX경영” 보다는 훨씬 멋진 표현이었죠.


시루떡 경영외에도 OO경영, XX경영 등 비슷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이 쓰이는 마법의 단어는 “리더십"입니다.

미디어 기사들을 살펴보면 통상 사람 이름 앞에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윈 리더십, 히딩크, 무리뉴 리더십 등등이 그런 사례입니다. 우수한 성과를 창출해 내는 경영자를 칭송하기 위해 많이 사용합니다. 또한 세간에서 화제가 되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변화 경영, 애자일 경영 등이 그러한 사례들입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각종 교육이나 강연들도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말입니다.jpg 그런데 말입니다... 히히힝!!!


몇몇 기업들을 보면 위에서 말씀드린 이야기의 인과관계를 혼동하고 반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서 예를 든 “시루떡 경영"만 하더라도 단순하게 뭔가 큰일이 있을 때만 전 직원들에게 시루떡만 돌리면서 우리 회사도 XX회사처럼 “시루떡 경영"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치열한 수주경쟁 속에서 승리를 거둔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기 위해, 그리고 그런 성과를 전사적으로 공유를 하고 조직의 분위기를 가다듬으려고 하는 경영층의 의지가 “시루떡"으로 표현된 것이지 그냥 시루떡만 돌린다고 시루떡 경영이 되지는 않습니다. 마법의 단어를 잘 못 이해한 것이죠



요즘 유행하는 애자일 경영, 애자일 리더십은 어떤가요?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리더와 조직의 민첩성 발휘가 필요해졌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리더십과 조직체계 하에서는 그런 민첩성이 발휘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자포스 등 성공적인 신생 IT 기업이 개발할 때 사용하던 프레임과 조직체계가 그러한 민첩성을 발휘하기에 아주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민첩성을 뜻하는 “애자일 Agile” 이란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된 겁니다.


그런데, 경영 관련 모임이나, 미디어에서 애자일 조직, 애자일 리더십 등의 키워드만 듣고 와서는 당장 우리 조직에도 적용하라는 지시를 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요. 애자일의 탄생 배경과 조직에 적용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모두 무시한 체 그냥 리더들이나 조직이 빨리 “애자일"하게 변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일까요?


시루떡이나 애자일이란 단어는 좋은 성과를 거둔 경영활동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용한 사물이나 단어일 뿐입니다. 그 자체가 본질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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