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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심 Aug 12. 2022

이웃이 두번째 집을 샀다고 한다

이익을 지키며 더불어 사는 똑 부러진 사람들

며칠 전 이 얘기를 듣고 그 이웃에게 부럽다고 말했다. 그때 내 입술이 살짝 떨리는 것을 내가 느꼈다. 이웃과 친하게 지낸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표현하기 힘든 이 느낌… 뭐랄까 왠지 허를 찔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러모로 우리 집과 비슷한 처지였기에 더 놀랐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는 자괴감도 들었다. 한편으로 착실히 뭔가를 이루어가는 나의 이웃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10개를 주면

그 이웃은 보통 5개 정도를 돌려준다


이런 것 때문에 마음이 상한 적은 없었다. 왜냐하면 5개를 돌려주더라도, 나머지 차이만큼 우리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케이크를 사서 선물했다면, 그 이웃은 정성껏 전을 구워왔을 것이다 (전이 더 비싼가?). 사실 우리 집의 형편이 그 이웃보다 조금 낫다고 생각했었다 (잘못된 생각이란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지만). 나의 이웃이 자신의 형편에 맞게 돈을 쓰고 나머지는 마음으로 채우려 하는 것이 오히려 좋아 보였다. 따지고 보면 내가 그다지 손해를 본 것도 없다. 함께 어울리며 즐거웠고 역병으로 힘든 시기에 위로를 받았으니 그 혜택을 값으로 매길 수 없을 것이다.


뒤에 알게 된 것은 나의 이웃이 재정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성실히 지키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나는 가끔 타인의 호의에 보답하려다 금전적인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주변 사람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받으면 그것에 상응하는 금액의 무엇인가로 보답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를 따져보면 받은 것을 내가 내 돈 주고 산 셈이 된다. 그리고 그것이 불필요한 것이었다면, 내가 돈을 낭비한 꼴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은 극히 사소한 부분이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겠다는 이웃의 태도가 자신의 목표를 이루게 하였을 것이다. 새삼 이웃의 현명함과 굳은 의지에 감탄한다.




이웃이 자랑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자랑보다 자신의 어려움을 주로 이야기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우리의 형편이 조금 나은 것에 안도감이 들었다. 자랑을 해서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을 나의 이웃은 체득하고 있는 것 같다. 쓸데없이 자랑하면 주변 사람들이 셈을 내고, 심하면 가십거리로 삼는다는 것을 잘 아는 것 같다. 자랑하지 않는 것 때문인지 이웃은 겸손하고 소박하다는 느낌을 준다.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것도 나에게 직접적으로 말한 것이 아니었다. 며칠 전 집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나의 촉이 발동하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한 끝에 알아낸 것이고, 그러자 마지못해 나의 이웃이 시인한 것이다.


그들의 소박함과 겸손 덕분에 주변 사람들이 그 이웃을 좋아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경계심을 갖지 않고 물심양면으로 그 이웃에게 도움을 준다. 때로는 우리 말고도 다른 사람들과 너무 잘지는 것 같아 서운한 마음도 든다. 어쩔 때는 우리가 관리당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두루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은 노력이 많이 들어가므로 이 또한 그들의 성실함과 열정으로 이룬 것이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부러움 뒤에

성찰이 필요한 순간


이웃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성숙된 사람일까? 아직 나는 그런 경지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 다만 나의 이웃에게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인정할 뿐이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가는 것은 아름다운 것 같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남을 동정하는 것은 오만한 마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각자 삶의 방식이 있는 것이다. 상대가 동정심을 의도적으로 유발하지 않았다면, 동정보다는 애정으로 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 사이의 관계는 손익을 따지는 순간 지속되기 힘들다고 한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나의 계산기가 지나치게 작동할까 염려된다. 나의 재정목표에 맞춰 할 수 있는 만큼 그 이웃에게 나의 마음을 표현하면 그만인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이웃으로부터 무엇이 되돌아오는지는 '나를 위해'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부러움이라는 감정은 인간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부러움의 감정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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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부러움의 대상보다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하고, 체면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부러움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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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선한 부러움 - 부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올라가려고 한다
o 악한 부러움 - 부러움의 대상을 낮추려고 한다

*선한 부러움으로 나를 성장시키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겠다.




내가 손해보지 않고 남들과도 잘 지내는 제3의 길도 있다는 것을 이웃이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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