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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심 Aug 01. 2022

이기주의인가, 개인주의인가?

개인주의는 과학이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할 때, 흔히 남에게 피해 끼치는지 여부를 따지기도 한다. 피해를 주면 이기주의 아니면 개인주의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둘 사이의 경계가 모호할 때가 많다. 한 사회의 문화와 관습을 고려했을 때 그러하다.


특히 한국과 같은 관계지향 사회에서 개인주의는 이기주의로 비추어진다. 그 이유는 개인 자신에게 집중하는 개인주의가 관계를 중시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한 감정을 주기 때문이다. 정신적 피해도 엄밀히 말해 피해를 끼친 것이니 이기주의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는 개인주의야!”라고 말하지만, 남에게 이기적이다라는 비판을 들으면 이내 움츠려 든다.


‘성공적인 개인주의자’는 이기적이다라는 말을 듣는 것도 감내한다



개인주의는

존중받아야 할 가치관


타인의 불쾌한 감정(스트레스 호르몬)까지 신경 써야 하는 걸까? 감정 존중 사회에서는 타인의 감정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관계를 중시하는 것은 하나의 가치관이고 개인을 중시하는 것도 우리의 가치관이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다만 존중해야  뿐이다. 자신의 가치관이 남에게 통하지 않아 불쾌감을 느끼는 것은 그들의 문제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기적이라는 말을 듣더라도 개인주의를 고수해야 한다. 다만 자신이 개인주의자라고 손들어 외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어떠한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는지 굳이 남에게 들어내어 갈등을 유발할 이유가 없는 것과 같다.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을 때, 좋은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 사실을 무기로 집단주의자들은 개인주의자를 흔들 것이다. 그럴 때마다 흔들리지 말고 개인주의가 지닌 좋은 점을 상기해야 한다. 수 없이 많은 좋은 점이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개인주의가 주류가 된다고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회는 붕괴하지 않고 공동체는 여전히 잘 유지될 것이다. 이는 사회가 사람들의 이해관계로 유기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동물들의 세계를 보면 알 수 있다. 함께 무리를 지어 사는 동물들도 타인을 위한다는 생각 없이 잘 어우러져 살아간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각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남을 배려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다. 개인주의자라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남을 배려하고 따뜻한 마음을 낼 수 있다. 개인주의자가 넘치는 서구사회에 작지만 따뜻한 배려는 흔하게 볼 수 있다. 배려심이 지나치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따뜻한 개인주의 자가 넘쳐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개인주의자가 되면, 관계지향 사회가 갖는 장점을 누리지 못한다고 걱정한다. 대표적인 장점으로 사회적 유대감 (친밀감)을 꼽을 수 있다.


“개인주의를 고수해도

더불어 산다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주변 모든 사람과 잘 어울려 살려고 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과는 적이 되지 않을 정도의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면 그만이다. 친구를 사귀는 것과 똑같다. 뜻이 맞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 된다. 동호회 활동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도 함께 사는 즐거움을 보탤 수 있다.




개인주의는

생존 전략


개인주의는 시대정신이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잘 맞고, 우리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이 안도감을 가져도 되는 이유이다.


우리 사회는 지나친 경쟁심 때문에 갈등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일자리가 부족한 사회에서 비교하는 마음과 경쟁심은 우리에게 고통으로 돌아온다. 경쟁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를 지키는 것은 개인주의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의미를 찾는 것보다, 개인주의를 통해 나에게 집중하여 비교하는 마음에서 오는 고통을 줄여야 한다. 개인주의는 경쟁이 극심한 사회를 사는 우리의 생존전략이다.


이기주의냐 개인주의냐를 고민하는 사람은 이미 섬세한 사람이고 남을 챙기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섬세한 사람이다. 자신을 무디다고 말하는 사람조차 섬세하게 만드는 사회에 살고 있다. 수없이 다양한 자극에 놓인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고 감각기관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당신이 섬세한 사람이거나 섬세해진 사람이라면, 개인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섬세한 사람들은 타인의 기대와 시선에 남들보다 더 피로감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인의 오지랖에 불쾌하거나 상처 입을 입을 우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따라서 개인주의는 섬세한 나를 지키는 방패라 말할 수 있다.


남을 위하고 사회를 위한다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상상의 가치이다. 지금까지 그 가치가 세상을 더 좋게 만들었다는 말도 맞다. 하지만, 이것이 현재와 미래에 맞는 가치인지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남의 평판과 비난을 견디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기주의자라고 불리는 것까지 감수하며 개인주의자가 되어 열등감과 피해 의식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것은 어떨까.


-소리심


커버이미지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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