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하고 싶은 100가지
아이와 하고 싶은 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생각했을 때 맨 먼저 떠오른 것이 그림이었다. 무엇을 그릴지가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어릴 적 미술에 재능이 있거나 그림에 흥미가 많진 않았다. 다만 미적 감각이 있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고, 미대생을 동경한 기억은 있다.
아이와 함께하고 싶은 두 번째 일이 그림 그리기가 된 것은 간단하다. 오롯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가 미술수업을 특히나 좋아한다는 아내의 귀띔도 한몫했다.
01. 손쉽게 그리고 색칠할 수 있는 재료 구하기
우선은 물감도 필요하고, 파렛트, 붓도 필요할 것 같았다. 혹시나 세트로 묶어서 판매하는 제품이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봤더니 마트에 제격인 제품이 있었다.
이미 캔버스 위에 스케치가 되어 있고, 채색의 난이도도 어렵지 않았다. 붓과 물감이 함께 들어있고, 팔레트로 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판도 패키지로 포함되어 있어서 유용하다.
02. 꼭 아이와 함께 그리기
아이가 혼자 그리고 색칠하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아빠가 함께 색칠해야 한다. 정교한 색칠이 필요한 부분은 아빠가 도와주고, 아이가 칠하고 싶은 색깔을 만들어주는 것도 아빠의 몫이다. 아이의 색칠이 어렵다면 손을 잡고 함께 그리는 것도 방법이다.
03. 완성된 그림을 모아 볼 수 있는 캔버스 활용
흔히 스케치북을 많이 이용할 텐데, 캔버스에 그림 그리기를 추천하고 싶다. 시중에 무지 캔버스가 4,000원~5,000원 정도이고, 마트에서는 각종 그림이 그려져 있는 액자형 캔버스가 6,000원~8,000원 선에 판매된다.
경험상 처음부터 무지 캔버스를 활용하기보다는 이미 스케치가 되어 있는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부담이 적다.
캔버스에 그려야 하는 이유는 그림 그리기로 끝나지 않고, 아이와 두고두고 감상하고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호랑이를 그리고 싶다는 아이의 바람도 들을 수 있고, 예전에 아빠랑 함께 그렸던 그림을 다시 보고 싶다는 요청을 들을 수 있다.
04. 인내심과 집중력이 필요한 그림 그리기
아빠에게 필요한 게 있다. 인내심과 집중력이다. 아이는 말 그대로 아직 아이다. 삐뚤빼뚤 색칠에 서툴 수 있고, 색상 역시 일반적이지 않고 독특한 경향성을 드러낼 수도 있다. 이럴 때엔 다그치지 말고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따라주면 된다.
튀어나온 색칠은 아빠가 추후에 덧칠하여, 보완할 수 있고, 색상 역시 그림 그리기의 취지가 내 만족이 아니라 아이의 만족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아이의 생각에 따르는 게 어렵지 않다. 인내심을 가지고 찬찬히 집중력 있게 그리다 보면 어느새 아이와 아빠가 만족할 수 있는 그림이 완성된다. 내 인내심과 집중력이 자연스럽게 아이의 것으로 옮겨간다.
05. 아이가 원하는 그림을 직접 그려보자.
이미 그려진 그림에 채색하는 것이 지겨울 때면 아이가 원하는 그림을 직접 스케치하고 색칠할 수도 있다.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색칠하면 되는데 평소에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려주면 된다.
스케치에 너무 공을 들일 필요는 없다. 잘 못 그려도 된다. 어차피 스케치보다 아이의 채색이 중요하다. 함께 그리는 정도를 줄이고 온전히 아이의 생각이
개입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가 색깔을 참고할 수 있는 레퍼런스를 태블릿이나 노트북에 담아서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기대했던 것과 다른 색상으로 채색하거나 부가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할 때는 그렇게 의도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고 호응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처음엔 어색하고 힘들 수 있다. 여기저기 물감이 튀고 제어가 되지 않아서 포기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아이의 집중력과 상상력이 담긴 그림을 보고 나면 분명 생각이 바뀐다. 뭔가 어색하고 부족한 듯 싶지만 한편으론 대견한 기분, 뿌듯한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단지 아이와 함께할 취미를 만들어보는 게 소망이었는데, 이제는 아이가 먼저 주말에 아빠와 그리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준다'가 아니라 '아빠 스스로도 즐기고 시간을 나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1) 준비물
-겨울왕국 캐릭터 앞치마 : 7,200원
-캔버스 그리기(기린) : 6,800원
-캔버스 그리기(호랑이) : 6,800원
-캔버스 그리기 (공주) : 7,800원
-스케치북(200g) : 1,800원
-샤미 붓(아빠용) : 1,370원
캔버스 그리기 제품에 이미 아이가 사용할 수 있는 붓이 포함되어 있다. 아빠가 활용할 붓만 하나 구매하면 된다. 캔버스가 늘어갈수록 아이의 붓과 물감은 자연적으로 늘어간다.
굳이 액자형 캔버스여야 하는 이유는 그리고 마는 과정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걸어두고, 함께한 그림들이 쌓여가는 느낌들을 함께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