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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기장 Feb 05. 2022

나는 괜찮아, 라며 나를 속이는 일.

불안 받아들이기

   내 안의 불안이 꽤 크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작년 5월쯤부터였다. 그전까지는 불안해도 다른 활동이나 생각정리로 잘 대처해왔다 생각했고, 그렇기에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작은 불안을 가지고 있다 여겼다.

  

  불안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현실적 불안이란 말 그래도 현실적인 갈등, 문제에 닥쳤을 때 느끼는 불안을 의미한다.

  그런 불안이 올라올 때 나는 더욱 침착하곤 했다. 대처한 후엔 많은 감정들이 올라오곤 했다. 두려웠던 마음, 내가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동안 힘겨움에 도와주지 않은 이들에 대한 원망...... 그래도 잘 처리했으니 되었다고, 사람들이 잘했다고 인정해주는 말들을 들으며 난 잘한 거라 나를 다독이곤 했다.


예기불안이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 일어날까 느끼는 불안을 의미한다. 이전의 경험으로 인해 좋지 않은 상황을 예상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예기불안이 올라올 땐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했다. 과거의 어떤 일로 인해 내가 겁먹고 있는 거라고, 지금은 다른 상황이라고 날 다독였다. 친구들과의 만남, 책 읽기, 운동 등 다른 활동을 통해 좋지 않은 예상들을 날리려 했다.

  어떤 사람들은 예기불안으로 인해 움츠리고 피해서 위험한 상황을 피하기도 한다. 나에겐 그런 일이란 잘 없었고 결과적으로 나는 난처한 일들이 꽤 자주 있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내가 그럴 줄 알았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 '피했다면 다른 날의 좋은 일도 없었을 거야.' 하며 잘한 거라 나를 다독이곤 했다.

 

  하지만 난 항상 괜찮았던 걸까?

  내가 대처할 수 없는 불안을 마주했을 때 직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했고, 결과적으로 질병휴직을 택하게 되었다. 상담도 받아보았고, 몸이 아프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내 안에 불안이 많음에도 여태껏 그 감정을 돌봐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다.


  이 내용으로 글을 계속 쓰고 싶었지만 아직 소화되지 못한 감정이라 끄적이다 말고, 끄적이다 말고, 결국 작가의 서랍엔 같은 제목의 글이 세 개 있다. 아마도 하나의 글로 정리되지 않으려는 모양이다.


  '나는 괜찮아.'라며 나를 속여와서, 나의 불안을 무시한 시간이 너무 길어서, 불안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치유적인 글쓰기로서 불안 받아들이기에 대한 글들을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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