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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린 Aug 16. 2021

여름의 끝자락

"오니야 이렇게 팔을 쭉 펴고 눈을 감아봐,

슝- 날아가는 것 같아!"

"엄마, 나 날아간다아~"


봉황대공원 언덕 위로 바람이 휘몰아친다.

쉼 없이 부는 바람은 여름날 햇살 아래 더위를 날린다. 잠자리가 하늘 속을 헤엄치고 그 아래 초록이 파도친다. 아이들은 나를 따라 양 팔을 쭉 펴고 하늘을 나는 시늉을 한다.


일을 하다 쉼을 찾아 올라 바라봤던 그 풍경.

그때는 홀로 앉았던 의자에 두 아이가 재잘거리며 웃는다. 변함없는 초록의 파도를, 햇살의 반짝임을, 바람의 결을,  5년이 지나 아이들과 함께 바라본다.


"오니 오늘 기분 너무 최고야!"

"기분이 왜 좋아?"

"유니랑 엄마, 아빠랑 밖에 나와서."

여름의 끝자락,

매미의 합창을 들으며 우리는 푸르름 속에서 실컷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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