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스스로를 사랑해야만 하는 이유

신의진 저자의 <나는 아이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 책의 서평

by 내 마음 맑음

처음에 이 책 제목에 거부감이 있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나는 나보다 아이를 더 사랑하니까. 난 나보다 아이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으니까. 그리고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난 엄마니까. 이 책을 읽고 제목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고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는 아이를 사랑할 수 없다.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은 엄마와 함께하는 아이는 행복할 수 없다. 엄마가 불행하면 인생은 불행한 것이라는 것밖에 아이는 배울 수 없다.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는 아이를 이해할 수도 공감해 줄 수도 없다.



많은 책들이 아이를 어떻게 키우면 좋을지에 대해 설명하지만 나는 이런 내용에 목말라 있었다. 엄마에 대해 말하는 책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 마음속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숙제 같은 것이 밀려있어서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데 이것의 정체를 알 수 없었고,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도 모르니 그냥 무의식에 꾹꾹 눌러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현듯 어떤 상황이 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면 꾹꾹 눌려 있던 무의식의 정체 모르는 어떤 것이 기어코 비집고 나와서는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나에게 아이와 함께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이런 것이었다. 나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 이제 더 이상 내가 나 스스로에게서 도망갈 수도 없고, 모른 척할 수도 없었다. 나는 내 아이가 행복하기 위해서 무엇이든 할 마음의 의지가 강했고, 그러기 위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이 엄마라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했고, 나는 아이의 행복에 걸림돌만은 제발 되고 싶지 않았다.



부모 되는 것! 뼈를 깎는 고통이다. 지금까지 나만 생각하며 살다가 내가 완전히 없어지고 모든 것을 아이를 위한 삶을 최소 1년에서 3년은 겪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3년이라 말하고 나는 그 36개월의 전설을 내 삶의 숙명이자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힘을 다해 지키려 했다. 3년 동안 내 욕구를 못 본채 하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내 삶을 온전히 바친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변화는 부모니까 가능하다.



오죽하면 사람 고쳐 쓰는 것 아니라는 말이 있을까. 그만큼 나이 들수록 사람이 바뀌지도 않고 바꿀 수도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말 목숨을 잃을 만큼 큰 고통이나 엄청난 충격이 있으면 무의식이 바뀌면서 사람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죽음을 경험했거나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삶을 더 소중히 하게 되는 것의 이치다. 이런 인생 전환의 기회가 나는 부모 되기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됨으로써 이 힘든 과정을 내 그릇을 더 크게 만들고 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내가 한 인간으로서 더 온전하고,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성숙한 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좋은 기회로 삼아라. 여자라면 어렵다. 하지만 엄마라면 가능하다. 남편이라면 어렵다. 하지만 아빠라면 가능하다.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가능하다.



이런 일생일대의 기회가 주어짐을 감사해야 한다. 아이에게만 모든 마음과 정신을 쏟다 보면 내가 나를 너무도 절실히 찾게 되는 상황이 된다. 이때 나 자신을 알아가라. 내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뭘 하면 회복이 되고 건강해지는지, 나는 뭘 해줘야 계속해서 살아갈 힘이 생기는지, 안 좋은 중독보다는 좋은 중독과 좋은 삶의 관성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하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고민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 아이가 세 살 이후 가 되면 부모의 시간도 생긴다. 3년 동안 치열하게 나를 알아갔다면, 진정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다면, 이때부터 내가 내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조금씩 배워가고 투자해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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