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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uTEAful Jun 27. 2021

7. 최선을 다해야 할 때

빨간머리 앤 홍차 인문학 7

두 가지만 : The two most important


아마도 오늘은 앤의 인생에서 가장 긴 하루였을 것이다. 앤은 사랑스러운 아침을 맞았던 초록지붕 집의 2층 방에서 마릴라 아주머니로부터 기도하는 법을 배웠다. 비록 한 번도 기도하는 법을 배운 적은 없지만, 다행히 기도를 한 번도 하지 않은 나쁜 아이는 아니었다.


“Just thank God for your blessings and ask Him humbly for the things you want.”


기도는 신의 축복에 감사드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겸손하게 말씀드리는 것이라는 가르침에 따라 앤은 지금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소망을 말씀드린다.


“I will only mention the two most important. Please let me stay at Green Gables; and please let me be good-looking when I grow up.”


꿈이 현실이 된 곳, 여기 초록지붕 집에서 살게 해 달라는 것과 예쁜 사람으로 자라고 싶다고 기도한다. 앤은 매튜 아저씨에게 ‘divinely beautiful’, ‘dazzlingly clever’, ‘angelically good’ 세 가지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을 하며 자신은 천사처럼 착한 사람은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때 앤은 무엇을 원하는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11살 소녀의 1순위는 역시나 신성한 아름다움인가 보다.


무이산 구곡계


정산소종 正山小 Lapsang souchong


최초의 홍차는 중국 복건성 무이산시 성촌진 동목촌(福建省 武夷山市 星村镇 桐木村)에서 생산된 정산소종이다. 무이산은 1999년에 유네스코 세계복합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중국 10대 명산 중의 하나로 36개의 봉우리와 99개의 암석 그리고 구곡계(九曲溪)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정산소종이 태어난 동목촌은 주자가 노래한 무이구곡도가(武夷九曲棹歌)의 배경이 된 구곡계의 근원지이다. 무이산국가급자연보호구(武夷山国家级自然保护区) 내에 위치하며 평균 해발은 800m 정도이다. 이곳에서 약 1600명 정도의 인구가 30여 개의 자연 촌락을 이루어 살며 차와 대나무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정산소종은 명말-청초(또는 1568년)에 만들어졌다. 역사적으로 이 지역은 외지에서 복건성으로 들어오는 관문 같은 곳이었다. 군대의 주둔으로 피난을 떠났다가 돌아온 차농들은 제때 만들지 못한 찻잎을 버리지 못했다. 버리지 못한 마음이 절실함이든 아까움이든 차를 만들기 위해 소나무를 태운 연기씌운 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다. 이렇게 하여 얻게 된 독특한 훈연향은 정산소종의 특징이다. 차농은 저렴한 값에 차를 팔았으나 정산소종 만이 가진 독특하고 아름다운 향과 맛으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되었고, 배를 타고 멀리 유럽까지 수출된다.


정산소종


정산소종은 유럽에 Wuyi Bohea라는 이름으로 알려진다. 초반에는 Bohea가 유럽에서 고급차로 통했지만 19세기에는 품질이 낮은 차를 뜻하게 되었고 현재는 잘 쓰이지 않는다. 무역을 통해 인기가 올라가면서 모방차의 등장을 비롯한 생산지 분쟁으로 정산차(正山茶)와 외산차(外山茶)를 구별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동목촌과 그 일대에서 생산된 것을 정산소종이라 불렀다. 정산(正山)은 정통성, 정확성, 진위성의 의미를 담고 있고, 소종(小种)은 차나무가 소엽종이며 생산 지역 및 생산량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양에서는 이 차를 Lapsang Souchong이라고 했다. 현재 정산소종은 원산지 보호를 받고 있다. 무이산시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외산소종 그리고 인위적으로 다시 훈연향을 입혀 생산한 것을 랍상소총으로 구분한다.



나의 몫 : I’ll just have to make the best of it.


기도를 마친 앤의 기분은 진심으로 ‘Good Night’이다. 잠자리에 든 앤과 인사하고 아래층으로 내려온 마릴라는 앤의 교육에 대해 매튜와 이야기를 나눈다.


“I’ve had a pretty easy life of it so far, but my time has come at last and I suppose I’ll just have to make the best of it.”


그리고 그간 편안한 삶을 살았던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해야 할 때가 왔음을 말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마릴라는 앤이 쓸모 있고 착한 아이가 되기를 일방적으로 바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녀 자신도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 누군가를 향한 또는 무언가를 위한 바람과 나의 노력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마치 손을 모으고 기도하듯이 두 가지를 맞잡아야 한다.



**명나라는 태조 주원장(朱元璋)이 1368년에 나라를 세웠고, 숭정제(崇禎帝, 1628년~1644년 재위)는 1644년에 북경이 함락되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청나라는 누르하치(Nurhachi, 努爾哈赤, 1616년~1626년 재위)가 1616년에 후금(後金)을 세우고 숭덕제(崇德帝, 1626년~1643년 재위)가 1636년에 국호를 청으로 고쳤다. 1644년 순치제((順治帝, 1643년~1661년 재위) 때 북경을 함락시킨다.



원문 : www.gutenberg.org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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