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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uTEAful Jul 25. 2021

8. 단지 초록지붕 집의 앤

빨간머리 앤 홍차 인문학 8

사랑스러운 꿈들 : Perhaps this one will, too.


다시 아침이 왔다. 커스버트 남매는 이미 앤을 키우기로 결정했지만 마릴라는 그 사실을 아직 앤에게 말하지 않았다. 점심 설거지를 마칠 때까지 앤의 행동을 지켜봤다. 앤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도 몹시 불안하고 무서웠을 텐데 용기를 내어 마릴라에게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Matthew and I have decided to keep you—that is, if you will try to be a good little girl and show yourself grateful.”


이토록 기쁘고 기쁘고 기쁜 일이 또 있을까? 다만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비록 매튜 아저씨에게 착한 아이는 될 수 없을 거라고 말했지만,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노력조차 하지 않을 앤이 아니다. 노력은 앞으로 꾸준히 하면 될 테고, 이제 앤은 마음속에 품고 있던 사랑스러운 꿈들 중에서 다음 꿈을 이룰 차례다.


“A bosom friend—an intimate friend, you know—a really kindred spirit to whom I can confide my inmost soul. I’ve dreamed of meeting her all my life.”


다행히 다음 꿈을 함께 할 소녀가 이웃에 살고 있다. 앤은 그동안 생각만 했던 일들이 한꺼번에 이루어진 것처럼 마음의 친구를 갖는 꿈도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앤 여왕과 티 테이블


1702년부터 1714년까지 영국을 통치한 앤 여왕(Queen Anne, 1665년~1714년)의 이름에는 낭만적인 소녀 앤이 원했던 것처럼 ‘ANN'뒤에 ‘E'가 붙어있다. 1707년에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의회에서 연합법(Acts of Union 1707)이 통과되어 양국은 런던을 수도로 하는 그레이트 브리튼 왕국(Kingdom of Great Britain)으로 통합된다. 앤 여왕은 통합 왕국의 첫 번째 통치자이다.


앤 여왕의 통치기는 커피하우스와 티가든을 잇는 중요한 시기이다. 차를 즐기는 포르투갈의 캐서린 공주가 영국의 찰스 2세와 결혼하면서 왕궁에 뿌리내린 차문화는 상류층을 중심으로 유행한다. 이후 메리 2세(Mary II, 윌리엄 3세와 공동으로 왕위에 오름)와 앤 여왕의 통치기에 이르기까지 40여 년간 꾸준히 확산되며 영국 사회에 중요한 문화로 자리 잡는다.


트와이닝(Twining, 1706년)이나 포트넘 앤 메이슨(Fortnum & Mason, 1707년)처럼 차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상점이 등장하기 전까지 차는 커피하우스와 약국 등에서 판매되었다. 커피하우스는 입장료만 지불하면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여성은 예외였다. 여성들은 주로 가정에서 차를 즐겼다. 가정에서 차를 즐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티 테이블이다. 티 테이블은 차를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대화를 나누는 친목의 장소이자 사교모임의 중심이기도 하다. 티 테이블은 커피하우스에 비해 개인적이고 제한적이지만 주인의 세련된 취향이나 문화를 표현하고 여성의 권위를 주장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이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었다.


Tilt-top Tea Table (메트로폴리탄뮤지엄)


차를 마시는 관습은 테이블의 전문화를 촉진했다. 티 테이블은 차의 유행과 함께 등장했다. 가구 회사에서 차를 마시기 위한 용도로 테이블을 제작하여 즉, 티 테이블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1690년대 후반으로 알려져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테이블보다 작지만 차를 마실 수 있는 충분한 크기이며 높이는 대략 27인치(27in=68.58cm) 미만이다. 초기에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제작되었으나, 1720년대에 틸트 탑(Tilt-top) 형태의 둥근 테이블이 제작되었다. 일부는 비싼 도자기가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상판의 가장자리에 턱을 만들었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접어서 세워둘 수 있으며, 상판은 아름다운 곡선 형태의 카브리올 다리(cabriole leg)가 받치고 있다.


위쪽은 바깥쪽으로 휘고 아래쪽은 안쪽으로 휘는 카브리올 다리는 퀸 앤 스타일 가구의 가장 큰 특징이다. 고전시대에 동물의 다리 곡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1700년경에 유럽에서 영국으로 도입되어 테이블과 의자 등 가구의 지지대로 널리 사용되었다. 퀸 앤 스타일 가구는 윌리엄 3세(William III, 1689년~1702년 재위) 통치기에 발전하기 시작한 장식 예술 양식이 앤 여왕의 통치기에 최고조에 이르렀고, 조지 1세(George I, 1714년~1727년 재위) 시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앤과 코델리아 : Only Anne, Lady Cordelia


앤은 행복을 솔솔 뿌려서 마릴라 아주머니에게 상상 속의 친구들을 소개했다. 비록 마릴라 아주머니는 반가워하지 않았지만 아무에게나 소개하지 않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끊지 않았다. 2층 방으로 올라온 앤은 다시 상상하기를 시작했다. 방의 이곳저곳을 상상으로 가득 꾸며놓고 거울을 보며 생각했다.


“You’re only Anne of Green Gables. I see you, just as you are looking now, whenever I try to imagine I’m the Lady Cordelia. But it’s a million times nicer to be Anne of Green Gables than Anne of nowhere in particular, isn’t it?”


거울 속에는 ‘단지 초록지붕 집의 앤’과 ‘코델리아 아가씨’가 있다. 코델리아 아가씨도 마음의 친구처럼 앤이 늘 생각한 사랑스러운 꿈이었지만, 이제 앤의 마음속에는 백만 배나 좋은 초록지붕 집의 앤이 있다.



원문 : www.gutenberg.org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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