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좀 걸어가며
적당히 벌어도 될 텐데.

그게 쉬우면 모두가 그럴 테죠?

by 오네시보

와이프는 9년 차 어린이집 교사다.


지인 중엔 자동차정비 체인점 점주가 있는데

이분의 아들을 와이프가 케어 중이다.


사실 이 점주와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는 아니고

진짜 지인이 단골이라 자주 가다 보니 지인이 된 셈.


어느 날 그분의 아들을 와이프가 케어해

주는 걸 알게 되었는데 내색하진 않았다.


이유는 그의 아들이 유별났기 때문이다.


와이프를 고달프게 하는 주인공이라,

당신의 아들을 내 와이프가 케어해 준다고 하기가 싫었다.


아는 척을 한다고 정비비를 깎을 것도 아니고

싸게 해 주면야 좋겠지만

서로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를 모르니까.

(아마 그분의 아내가 울 와이프에게

차량 관련 한번 방문하라고 했던 것 같긴 했지만)




거기는 가족 사업이라 그분의 아내도

사무실을 지킬 때가 있다.

온종일 지키는 건 아니고 집에 있다가도 오는 정도랄까.

(그 자릴 온종일 지키는 분이 계시기에)


와이프는 내가 거기서 정비를 하게 되면

그분의 아내가 출근했는지를 꼭 체크한다.


그분의 아들은 이미 내 와이프에겐

블랙까진 아니더라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서 기왕이면 더 물어보곤 한다.


출근의 유무로 짜증의 수위를 측정하는 셈.


집에 있으면 어린이집에 보내지 말고

집에서 좀 보라는 거다.


모두가 집에서 아이를 케어해야 하는 특수한 날에도

환자의 수준에 해당하는 한 아이(이해 가능)와

그 집 아이(이해 불가)까지 딱 2명만 보낼 때도

있을 만큼이니 상상력이 쉽게 가동이 된다.




한 달에 버는 수입이 2000만 원 전후가 되는 걸

개인적으로 알고는 있었고 그걸 아내에게

말해주는 순간 더 짜증이 밀려왔을 게다.


누가 얼마를 버는 건 우리 부부에게 그렇게

크게 작용을 하는 건 아니다.


와이프가 매일 소맥을 말아먹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어린이집에서의 고충 때문이고,


두 번째는 나랑 결혼해서 삶이 풀리지 않는다는

그것인데 아마 이 때문이 크리라.




이 땅의 모든 학부모에게 바친다.


아이들의 정서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착각을

제발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이건 와이프가 어린이집 교사라서

알게 된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알게 된 사실이라

더 울분이 생기는 건데.


가난하건 부자이건 간에 부모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가져야 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뿐이다.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돈이 많으면 많은 대로 아이들과 시간을 만들면 되는 것이고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들과 시간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둘 다 돈 버느라 시간을 낼 수 없다는

'이상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와이프 말로는 가난한 집의 아이이건

돈 많은 집의 아이이건

아이들의 정서는 불안정하다는 거다.


속된 말로 그곳에선 그런 증상을 보이는 아이에게

소위 '이상한'이란 타이틀이 생긴다.


그래서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는 교사가

있는 반면 '어쩔 수가 없는'

학대 아닌 학대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는 거다.


와이프 덕에 그러니까 와이프의 말을 진심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학부모는 빠른 치료로

원하는 바를 이루는 케이스가 있는 반면,


반대인 경우 평생을 후회하는 케이스도 있다.


전자는 교사를 잘 만나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그건 그나마 학부모가 아이에게 관심이라는 것이

조금이라도 있었기에 가능했다.


혹자는 말주변이 취약하여 학부모에게 공격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강박으로, 말할 타이밍을 놓쳐

학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비슷한 경우에 해당됨)


또 다른 경우는 교사별 그 증상을

캐취 하냐 못하냐로 구분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능력은 천차만별이니까.


지인의 아들인 경우 아직은 그 정도의 단계는 아닌 듯하다.

만약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었으면 나에게 말했을 터.




이 땅의 부자들에게 바친다.


돈이 많으면 제발 사람 늘려서 여유롭게 운영하여

자녀들과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시간 좀 많이 만들길 당부드린다.


급여 500만 원 정도 되는 상급자 고용하고

좀 놀러 다니면서 살아도 되잖아?


순수익 1500만 원이면 부족하려나?

늘리는 계획에 차질이 생기려나?

한번 굴러가는 바퀴 세우기가 힘드려나?


반대로 나는 그 정도 벌어보질 못해서

감이 생기지는 않는데

그래서 어쩌면 그분이 '이해'는 간다.


나도 그 정도 벌면 자녀를 위해

과연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까?


지금이야 이성적으로 판단을 한다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이쯤 되니 이 글을 쓰는 동기가

아마도 나에게 초심을 잘 지키라는

명령서라는 생각이 든다.


훗날 돈 많이 벌 때를 대비해서 말이다.


그래, 나도 한번 좀 벌어보자.

이걸 잘 지킬 수 있는지 없는지 테스트 좀 해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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