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자들도 사람이니까.
1년 전, 태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일한 적이 있었다.
관리자로 있으면서 그들에게 특별히 잘해 준 것은 없었으나
그렇다고 특별히 모나게 하질 않아서 인지 연락이 왔다.
실은 언어의 장벽 때문에 크고 작은 오해의 연속이라
중간에 골이 깊어진 적도 있었으나 말끔히 해소 뒤 헤어진지라.
그들 중 반장 역할을 하는 리더에게 연락이 왔었던 건데
본인들 며칠 출퇴근 시켜줄 수 있느냐고.
당연된다고 했고 수행해 줬다.
그리고 마지막 날 하는 말이 며칠 뒤
서울행도 가능한지 묻길래 당연된다고.
동시에 수고비의 액수를 먼저 제시하는데
거절받지 않으려는 뉘앙스를 이번에도 느꼈다.
그들의 삶의 방식임을 직감했는데
소통이 불편하기에 일단 높은 금액을 부르고 보는 듯.
택시비로 환산하면 편도비에 해당하지만 승용이기에
제시받은 금액을 생각하면 과할 수도 있는 금액.
마침 백수이기에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고
반갑기도 하고 10 수년 만에 서울행이니 즐겁기도 했다.
이게 웬 떡이냐. ㅎㅎ

살면서 주한태국대사관에 올 일이 있을까?
전날 주소를 받아보니 이곳인 건데
이곳 주차장은 외부인은 절대 불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냥 진입했는데 내부 CCTV를 보고 나왔는지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놀란 듯 나왔다.
내가 더 놀란 지는 모를 테지만 말이다.
그러면서 주차할 만한 곳을 찾기 위해
주변 골목을 몇 바퀴 돌다 보니 반장에게 문자(사진 한 장)가 왔다.

대사관 직원과 주차가 되니 안되를 반복할 즈음
이 영사과 사진을 받았기에 이곳에 주차가 가능한지 물었더니
역시 불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 볼 일은 대사관에서가 아닌
영사과라는 것도 직감할 수 있었던 셈.
일반인이 각각의 실무를 알 길이 없지.
겨우 겨우 대충 주차하고 올라가 봤다.

2층과 3층.
혹은
3층과 2층.
기억이 안 난다.
한국말인 것도 아니기에. ㅋㅋ
태국인 여행증명서라는 단서가 있으나....

주차했던 곳으로 나온 뒤 차에 있었는데
불법 주정차 단속 차량이 돌아다니길래 주변을 다녀봤다.
혹시나 이태원 근처일 거라는 직감을 했는데 역시.
참사된 곳이 왜 이제야 떠오른 것일까.
가서 묵념이라도 하고 왔어야 했다. ㅜㅜ
워낙 복잡한 곳이고 주차도 마땅치 않은 걸 알기에
P턴 수준으로 좀 크게 돌아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이슬람거리가 나오길래 궁금했다.
속도를 줄이며 최대한 천천히, 천천히.

그렇게 돌다 보니 마냥 세워놔도 될 만한 곳 발견.
주정차를 하고 내려서 계단 아래를 한컷.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릴 작정으로
세상 평안하게 대기하고 있었다.
이보다 더 꿀 같은 시간이 존재할까 싶다.
이미 보수는 정해졌는데 그것이
대기 시간 포함이니 누리면 그뿐.
혼자 놀기의 달인으로서 이런 유의 직장을
구하는 것도 낫배드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점심 먹자고 연락이 왔기에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 내려왔다.
KFC에서 먹자고 하는 줄 알았는데
포장만 하고 옆 태국식당에서 먹자고.
나 포함 5명이었고 내가 밥값을 다 계산하려고 했다.
왜냐면 요 며칠 출퇴근 시켜 주고받은
금액이 너무 과해서 이기도 했다.
하루 걸러 하루 달라해서 받았고
사실 그에 비하면 이번 이태원행은 준수한 편.
그렇게 누적분이 쌓였기에 10만 원 정도는
할애할 생각이었다.
다 먹고 돈을 걷길래, 그 돈 다 나에게 주면
내가 카드로 한다니까 본인들 중에
카드로 할 사람 있다고 나보고 카드 거두란다.
아무리 아니라고 손짓을 해도 한사코 거절.
그러면서 쐐기를 박는 한마디에
거둘 수밖에 없었다.
본인들 일 많이 해서 돈 많다고.
부럽기도 하면서 고맙기도 하면서.

그들은 사실 한 달 꼬박 일한다.
쉰다고 해도 1회 ~ 2회.
전후 사정 다 무시하고
내 처지보다 그래도 타국에서 사는
그들에게 연민이 있었기에.
그러다 보니 과한 보수에 점심까지 대접받으니
참으로 오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저 도움을 받았다고만 하기엔 많이 부족한데
이참에 이 글 복붙해서 AI한테 물어봐야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