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세계 2024년 창간호 ㅣ 신작 에세이 ㅣ 강아름
"보내준 파일에 신청한 금액이랑 보고한 금액이 다르네. 다시 보내줘요."
"화가 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도망치는 거예요. 거실 안에 있어서 도망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근무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화장실이라도 가서 그 순간을 회피해야 해요. 스스로 분노를 참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인내심이라는 것은 우리의 의지력이고, 분노는 감정인데, 의지력은 총량의 법칙을 따르지만, 감정은 따르지 않아요. 쉽게 말하면, 의지력은 쓰면 쓸수록 줄어드는데, 감정은 써도 써도 유지되거나 강화돼요. 의지력을 다 쓴 상태에서는 평소에는 괜찮던 작은 자극에도 화가 나겠죠. 통제가 안 되니까요. 그런데 그 화를 애써 참아내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분노가 더 커질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남을 욕하거나 때리는 방식으로 화를 푸는 것은, 본인도 알겠지만, 어떤 사회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방식입니다. 습관을 고치지 않는다면, 계속 여기 들어올 거예요. 그리고 고칠 방법이 있잖아요. 슬기롭게 분노를 해소하는 방법이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화가 나면 도망가고, 후에 필요하면 상담을 요청하세요."
"화를 참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분노할 때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입니다. '경계선'을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경계선은 나를 되돌아보게 만들고,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도록 만들어 줍니다. 나를 되돌아본다는 것은 내가 있는 장소에서 심리적으로 멀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간단합니다. 화가 난 장소에서 도망치십시오. 인간은 재밌게도 두 다리를 사용하여 도망치면, 그 감정에서 실제로 도망칠 수 있습니다." by 김경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