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 구석의 나_화요일 오후 세 시의 오븐_250701
거기까지 어떻게 가는 건지 알아? 소년이 물었어.
아니, 몰라, 소녀가 대답했지.
그럼, 거기에 의자가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아? 의아한 소년은 또 물었어.
나는 가봤으니까. 그런데 가는 방법은 기억 안 나, 눈을 이리저리 굴리던 소녀는 뭔가 생각난 듯 손뼉을 쳤어, 길이 막 꼬불꼬불했어. 오르막길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고. 아무튼 쉬운 길은 아니었어.
칫, 나도 가보고 싶은데, 뾰로통해진 소년은 얼마 전 소녀가 들려준 이야기를 마음속으로 떠올렸어.
‘있잖아, 내 마음 안에 의자가 하나 있어!’
‘의자? 마음 안에?’
‘응! 마음 한쪽 구석에 덩그러니 놓여있었어! 내 의자는 나무로 만들어진 의자야. 밝은 갈색이었고, 맨들맨들. 기분 좋게 매끄러웠어.’
‘그럼, 내 마음 안에도 있는 거야?’
‘그렇지 않을까? 너도 한 번 들여다봐.’
‘그건… 어떻게 하는 건데?’
‘네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을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라고 소녀는 말했고, 소년의 표정을 보고 덧붙여 말했어, ‘전부 가지고 있을 것 같아. 단 하나뿐인 의자. 너도 있을 거야.’
내 의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소년은 궁금해졌어.
그네처럼 타고 놀 수 있는 흔들의자일까?
굴러다닐 수 있을 만큼 커다란 소파일까?
아니면 아주 오래된 나무로 만든 튼튼한 의자일까?
그런데 있잖아, 그 의자는 왜 구석에 있는 거야?
네가 일부러 그 자리에 둔 거야? 아니면 잊어버렸던 거야?
눈에 띄지 않지만 언제나 거기 있는 곳이라서.
그저 조용히 나를 기다리는 거야, 돌아오면 늘 그 자리에 있는 거야.
앉기만 하면 숨이 놓이고,
그렁그렁 차오르기만 하고 오래도록 흐르지 못한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그런 자리.
나보다 나를 더 오래 기억한 채로 기다리는 마음이 거기 앉아 있어.
너도 떠올려봐. 네 마음 한쪽 구석.
너만 아는 유일한 공간. 그 공간이 품고 있는 그 어떤 비어 있음.
언제든 네가 돌아올 자리.
그 의자는 꼭 멋진 소파일 필요 없어.
삐걱거리는 낡은 나무 의자일 수도,
아무도 모르게 접어둔 플라스틱 의자일 수도 있지.
아니면, 뾰족한 모서리가 한쪽만 남은 돌 하나.
혹은 오직 네 눈에만 보이는 투명한 의자.
그런데 그 의자에는 그 누구와도 함께 앉을 수 없어. 빌려줄 수도 없어.
오직 너만을 위한 자리야.
그 어떤 말도 필요 없고 이유도 묻지 않아.
가장 숨기고 싶은 감정조차 그대로 드러나는 자리지.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지만 너는, 너를 들여다보는 거야.
오랫동안 자신의 의자를 잊고 살기도 해.
누군가의 기대에 맞춰 자리를 옮기고,
누군가의 시선에 맞춰 자세를 고치고,
누군가의 말에 따라 마음의 배치를 바꾸기도 하니까.
그러다 문득, 너무 피곤해서 더는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그 의자가 필요하지.
그때 깨닫는 거야.
늘 그 자리에 있었다는 걸. 한 번도 탓하지 않았고,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는 걸.
그 의자에 앉는 순간, 너는 네가 되는 거야. 마음을 가장 조용하게 안아주는 거야.
너의 마음속 의자는 어떤 모양이야?
아직 내 의자가 어디 있는지 몰라.
괜찮아. 늘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비어 있는 채로, 사라지지 않고. 네가 돌아올 순간을 기다리면서.
우리 모두,
마음 한구석에 의자를 하나씩 가지고 있어.
조용히, 묻지 않고, 기다리는 자리.
돌아와도 아무 말 없이 안아주는 자리.
그 의자에 앉는 순간—우리는 우리 자신이 돼.
세상에 단 하나,
숨 쉴 수 있는, 바로 너만의 자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