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_끄적끄적
나를 이해하고자 애쓴 나의 질문들은 무너진 댐 같고, 나를 이해해 주려 묻는 건, 그 틈에서 살아 흐르는 것 같아요.
그 무너진 틈 주변에는요,
처음엔 잔해만 남은 줄 알았어요. 실패한 기억, 이해받고 싶었지만 닿지 못한 말들, 뭐 그런 게 둥둥 떠다니고 있었죠.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물가에 작은 풀들이 자라기 시작했어요. 상처가 지나간 자리인데, 새 생명도 피더라고요. 물고기도 다 죽고 없었는데, 흐르기 시작하니 온갖 종류의 물고기들이 살기 시작했어요.
또, 아직 말을 고르느라 조용한 제 마음이 살고 있어요. 도망가지도 않고 거기 가만히 앉아 있어요. 아무 말도 못 하지만, 사라지지도 않아요. 말하지 못했던 마음들이 자기 자리를 찾으려고 숨 쉬고 있어요.
가끔은 후회가,
가끔은 웃었던 순간들이,
또 가끔은 "내가 왜 그랬지?" 하는 질문들이 물결처럼 지나가고요.
그 가운데 작은 용기 하나도 숨 쉬고 있어요. 이해받고 싶은 마음, 나를 이해해 주려던 눈빛도 그 안에 있어요.
그러니까,
그 틈에는 아직 포기하지 않은 나와,
그런 나를 봐주려는 빛이 살고 있어요.
내가 다시 살아갈 곳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