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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utiPo May 08. 2018

[Book] 어버이날에 읽어야 하는 책.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20170720 윤여림/안녕달 作


저명한 아동 심리학자 피아제에 의하면, 갓 태어난 아기들에게는 '대상영속성'이 없습니다. 자신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잘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담요로 덮어 보이지 않게 하면, 아이들은 담요 밑을 들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으앙 하고 울어버립니다.


아기들이 '까꿍놀이'를 좋아하는 것도 이 '대상영속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눈 앞에서 사라져서 존재하지 않던 엄마가 금세 다시 나타났으니 얼마나 신기할까요. 아기들은 이 '까꿍놀이'를 반복하며 내 눈앞에 존재하지 않는 것도 세상 어딘가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조금씩 알아갑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조금씩 알아 가고 있었던 거야. 
잠깐 서로 못 본다 하더라도 아무 일 없이 꼭 다시 만난다는 걸.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그림책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는 바로 이 대상영속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엄마가 화장실만 가도 세상이 떠나가라 울던 아기는, 조금 더 자라 씩씩하게 유치원에 가고, 조금 더 자라 더 넓은 세상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잠깐만 안 보여도 네가 불안해 할 때가 있었어.
내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문을 두드리며 울고,
내가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 와도 문 앞에서 목 놓아 울었지.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저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아기가 젖만 떼어도 '아, 이제 이 아이가 내게서 한 발 독립했구나'하고 코끝이 찡해지는 것이 부모 마음이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넓은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라고 말하는 부모님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니까, 훨훨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언제든 돌아와 쉬라고 말하는 그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저는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를 처음 읽으면서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제 등 뒤에서, 제가 언제든 돌아와 쉴 수 있도록 기다리고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났고, 그 마음도 모르고 넓은 세상을 휘젓고 다니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던 제 자신의 모습도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잘난 줄 알고 넓은 세상을 마음껏 헤집고 다닐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제 등 뒤에 늘 저를 기다려주는 엄마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 당연하고 자명한 사실을 저는 이 예쁜 그림책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사랑하는 아이야,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렴. 날다가 힘들어 쉬고 싶을 때 언제든 돌아오렴.

엄마가 꼭 안아 줄게.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저는 책을 다 읽고, 엄마에게 이 책을 선물하며 내용을 설명해주다가 또 눈물이 났습니다. 집에서 동생과 맥주 한 잔을 하다가 '내가 엄마에게 이런 책을 사드렸다'고 보여주면서 또 눈물이 났구요. 지금 이 리뷰를 쓰면서도 저는 또 눈물이 퐁퐁 납니다.


그런데, 눈물이 그렁그렁한 제 손에서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를 넘겨 받은 제 동생은 "그림책이네?" 하더니 책장을 휘휘 넘깁니다. "응? 벌써 다 읽었는데?? 이렇게 빨리 읽는데 왜 사는거야?" 하고 깔깔깔 웃습니다. 눈물샘은 유전이 아닌가봅니다.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는 그림체가 참 예쁜 그림책입니다. 엄마와 아이의 일상을 담은 그림들과 함께, 엄마가 아이에게 보내는 이야기가 편지 형식으로 적혀 있습니다. 


얇은 동화책이라 10분이면 두 번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구매해서 내 방 책장에 예쁘게 꽂아두고 싶은 책입니다. 


결혼하고 나서 엄마가 생각날 때마다 읽고, 언젠가 아이를 낳아 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만큼 자라게 되면 또 읽어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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