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민생회복하기

by 쏭쏭

지난 주 금요일, 15만원이 들어오자마자 본래는 요가 단체 수업에 등록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듣고 있는 개인 수업 속도보다 너무 빨라 계획 변경.


금요일 저녁에 여름옷을 구입하며 소비를 해재낄 셈이었으나 갑작스레 동학년 선생님이 3차를 제안하셔서 쇼핑을 하지 못했다. 그날 이후로 쇼핑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어 자연스레 일상 소비로 소비쿠폰이 사용되고 있었다.


그간의 소비를 살펴보면, 달리기로 인한 것인지 당최 알 수 없는 뒤꿈치 통증의 발발로 물리치료를 받느라 사용된 2만원, 방학 중 근무했던 월요일에 사 간 샌드위치와 라테 8700원, 방학 중 퇴근 하는 길 들이킨 수박주스 5000원, 어제 병원 방문 후 먹은 서브웨이 샌드위치와 탄산음료 8900원, 자두와 복숭아 16000원으로 아직 9만원이 남았다.


민생 회복 결과


* 물리치료

: 나의 뼈와 근육 회복에 도움이 됨, 재활의학과 직원분들께 도움이 됨


* 샌드위치 2개, 라테, 수박 주스, 탄산음료, 자두와 복숭아

: 나의 피와 살이 됨, 소형 까페를 운영하시는 젊은 사장님과 지하철 과일 과게를 운영하시는 부부 사장님께 도움이 됨/서브웨이 가맹점을 운영하시는 사장님께 도움이 됨(이분께는 도움이 필요한 지 모르겠으나)


사실 이런 의도를 가지고 소비를 한 건 아닌데 ㅋㅋ 끼워 맞추기.


어제 민생회복 쿠폰을 소방관님들께 커피를 대접하는 것으로 모두 쓴 젊은이의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선

나는 저정도의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되돌아 보니 민생을 회복시킨 것도 같았다 ㅋㅋㅋ


오늘은 또 어떤 민생 회복을 시켜볼까 하다가

지역 서점에서 책을 사고 근처 목욕탕을 가기로 했다.


마음에 드는 책을 한껏 고르고 결제를 했더니 [왜 내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니??어??]

서점 앞에 있던 안내문을 다시 보니 민생회복 쿠폰 사용가능[제로페이/서울페이]라고 적혀있다. 아 놔 이건 또 뭐야. 여긴 카드는 안 되는구나..ㅠ 아무튼 내 돈 57900원을 책 사는데 소비하고 목욕탕으로 향했다.


'이 더운날 사우나를 간다니! 이거야말로 목욕탕 직원분들의 민생 회복이 아닌가!'


는 아니고, 계속된 에어컨 바람과 손목/발목 통증으로 뜨거운 물 안에서 몸을 풀고 싶다는 생각을 며칠 전부터 했던 터였다. 탕 안에는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작품이 연상될 만치의 평화로움이 거하고 있었다. 실제 모습은 작품의 모습과 다르지만 분위기는 비슷했다. 배가 나오고 가슴이 처진 중년 여성들이 힘겹게 때를 밀고 있었고 어김없이 탕 앞에는 수건을 깔고 자고 있는 분이 계셨다.


'아, 평화롭기 그지 없구나'


뱃살이야 없는 것이 건강에 더 이로울 것이나 그녀들의 모습 속에서 누군가에게 잘 보일 필요없이 자신의 편함을 추구하고 자신을 받아들인 이의 너그러움이 느껴졌다. 탕 앞에 누워있는 그녀도 동선 상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있지는 않았다. 그녀는 아마 이 곳의 오랜 단골일 것이다.


목욕탕 특유의 '서로 몸 관찰하기' 시간을 나누고 탕을 나와 머리를 말리는데 머리카락 한 올, 물기 하나 없이 깔끔했다. 관리하시는 여사님(매장 운영 겸직)을 보니, 깔끔한 화장에 너그러운 인상, 단정한 외모를 갖추었다.


나가는 길에 관리하시는 여사님께


"관리하시는 분이시지요? 엄청 깔끔하네요. 덕분에 쾌적하게 있다 갑니다"라고 말을 건넸다. 문을 열고 나와 고용주로 보이는 프론트 여사장님께도 안에 계시는 분의 웰매니징에 대해서 칭찬을 건네고 왔다.


목욕탕 직원들과 나의 민생 회복에 -10000원 지출


'아! 살 것 같다!'


이어서 병원에 가서 발 물리치료를 받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며칠 전부터 먹고 싶었던 요상한 베이글과 견과류를 샀다. 오늘 저녁은 편의점에서 구입한 것들로 냠냠. 이 칼로리만 해도 600kcal. 오늘 목욕탕에서 몸무게를 재니 뒤꿈치 통증이 생겨서 달리기도 못했는데 3주동안 2키로가 빠져있었다. 세 달 동안 달리기도 요가도 꾸준히 했을 때는 오히려 찌더니 별 노력도 한 것 같지 않은데... 근육만 빠진 거 아냐 이거??


세상은 요지경. 노력해도 안 이루어지는 일이 있고 노력 안 해도 이루어지는 일이 있는데 그래도 노력을 해야 이루어질 일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노력해야한다는 논리가 있다. 요즘은 그러거나말거나 노력이란 걸 안하고 싶은 시즌이다. 100일 이상 해 온 ebs 영어 라디오프로그램 <입트영> 듣기도 방학을 기점으로 멈추었고 원서 읽기도 안하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은 없는데 하기 싫은 것은 안 하고 있는 최근.


아직 7만 4800원이 남았으니 나와 이웃의 민생을 회복하는데 며칠 간 더 힘써야 겠다.


2025.8.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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