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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배우란 어떤 존재일까?

by 박미라

앤디와 멜리사라는 두 남녀가 50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인생을 나눈 로맨스. 앤디는 책과 글을 사랑하고 규율을 중시하는 모범생이다. 반면 멜리사는 글보다는 그림을 사랑하고 자유로운 삶을 갈망하는 영혼이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각자의 인생을 독자적으로 살아 나간다. 평생 편지로 서로의 여정을 공유한다. 대화의 내용에는 사랑도 질투도 담겨 있다. 안타깝다.... 개인적 소감이지만 그래서 작품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가 “여운...”인가 싶기도 했다.

정보석, 하희라, 주연의 연극 ”러브레터“를 관람했다.

주연 배우를 알게 됨과 동시에 망설임 없이 표를 예매했고, 두 배우가 모두 유명하고 연기 잘하는 배우이므로 평소 팬심이 강한 터, 주저 없이 선택했다. 게다가 지방에서 자주 보기도 어려운 명배우들이므로..


TV에서 오래전부터 보던 배우들이라 우선 가까운 사이의 지인인 양 매우 반갑고 신기했다. 달려가서 오랜만이다,

어떻게 지냈느냐, 인사말이라도 나누어야 할 듯하기도 하고, 남편 최수종 씨는 같이 오지 않았는지 물어보고 싶기도 했다. 너무 싱거운가? 유치한가? ㅎㅎ...

아마도 연예인은 일반인들에게 그런 존재인가 보다.


하희라 배우는 십 대일 때부터 스타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릴 때에도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다. 목소리가 명쾌하니 모든 배역을 잘 소화해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결혼 후에는 연예계 잉꼬부부의 대명사가 된 것 같다.

정보석 배우는 몇 년 전 TV 주말 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순수한 캐릭터를 너무 재밌게 소화해서 폭소를 자아내게 했던 그 연기를 보고 감동받아 그때부터 팬이 되었다. “역시 관록 있는 배우는 다르구나~, 연기의 내공이 넓고 두께가 두터운 것이 어느 순간이든 저렇게 표출되는 거구나~”하고 느꼈다. 진한 잔상이 오래 남았다. 그 배우를 명배우로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오랜만에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를 무대에서 생생하게 만나게 되니 하루가 오렌지 향 같은 신선함으로 가득했다. 뇌를 청량음료로 가그린한 것 같기도 하다. 비록 그들과 정담을 나누지는 못 했으나 평범하고 무료해진 일상에 건강한 면역제를 투여했다. 닫혀 있던 창문을 열으니 시원하게 환기가 되었고 쌓인 먼지도 달아났다. 평범한 이들의 살이에 때로는 공연관람이라는 타이틀의 외출도 절실하다. 가끔은 영양제도 맞고 예방주사도 맞으면서 도움 받고 기운 내며, 가던 길 씩씩하게 전진해야 하리라.

배우는 어떤 존재일까?

예술은 인간에게 무엇일까? 생각해 보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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