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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마틴 Jul 06. 2021

나중에 우리 거실은 어떻게 꾸밀까?

와이프라 쓰고 룸메이트로 읽습니다 - ②


사귄 지 100일도 안되던 연애 초반

우리는 신사역 가로수길을 자주 갔어요.

그쪽 동네에 가구 브랜드 쇼룸이 많거든요.


룸메이트는 실내 디자인을 전공해서인지

가구나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요.


나중에 결혼 준비하면서

명품백 하나 필요하지 않아? 물었더니

차라리 의자를 사달라고 하더군요.


곧장 잘 따라다녔어요

저도 나만의 러브 하우스 로망이 있었거든요.


그때 갔던 곳은 북유럽 스타일의 브랜드였어요.

정말 핀란드나 덴마크 사람들은

다양한 색감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코발트블루 색의 길쭉한 소파를 보고 색감에 감탄했구요.

호빵을 반으로 가른 듯한 디자인의 검은색 의자에

양반 자세로 앉은 모습을 보고 깔깔 거리기도 했어요.


"우리 2층도 가보자"


2층은 리빙룸(거실) 테마였어요. 아시다시피

북유럽에서의 리빙룸은 가족의 공동 공간입니다.


같이 놀거나 영화, 음악을 감상하고

책을 읽거나 각자 할 일을 하기도 해요.


저는 2층이 더 좋았어요.

아이보리 색깔로 된 롱 테이블이 눈에 확 들어왔거든요.


6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컸는데 폭도 넓어서

마주 앉아 노트북 작업을 하기에도 충분했어요.


멍하니 보고 있다가

저도 모르게 그만


"자기야"

"어?"

"나중에 우리 거실은 어떻게 꾸밀까? 이런 롱 테이블 어때?"

"거실에 롱 테이블 있으면 좋지~ 그러려면 집도 좀 커야겠다."


그때 처음

결혼을 하고 이런 테이블에 마주 앉아서

각자 할 일을 하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물론 이런 상상은 저만 했어요.


그래서 가끔 저런 멘트를 날렸는데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었다더군요.



그런데

사람은 갑자기 바뀌더라구요.


언제인지 모를 저녁 10시

평소와 똑같이 통화를 하는데 


"자기는 나중에 우리 집에서 키우고 싶은 식물이 있어?"


룸메이트도

이런 질문을 하더라구요?


드디어

제 작전이 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와이프라 쓰고 룸메이트라 읽습니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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