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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마틴 Jul 06. 2021

원룸 계약 끝나면 우리 그냥 합칠까?

와이프라 쓰고 룸메이트로 읽습니다 - ③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사귄 지 1년 정도가 되었을 때

이사에 대한 고민이 생겼어요.


지금 사는 곳

위치는 좋아요.


출퇴근 시간도 30분 정도인 데다

지하철역도 걸어서 10분 거리였거든요.


그런데 작아요.

집이 작아요.


현관문을 열면 원치 않아도 집이 다 보여요

7평인 줄 알았는데 전용 면적은 5평이네요?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하다 보니

선택권이 적긴 했죠.


아무튼! 집이 작은 게 가장 큰 이유였구요

나중에 강남 쪽으로 이직할 생각도 있어서

이사는 필수였어요.


고민이 고민을 물던 그날, 저녁 10시에

지금의 룸메이트랑 통화하는데

대화 주제도 '이사'였어요.


"아직 이직할 생각도 없는데

벌써 강남 쪽으로 이사 가는 건 좀 무리수인가?"


"그건 뭐 자기가 알아서 결정해야지~"


살짝 남일처럼 말하는

룸메이트의 대답이 약간 얄밉더군요.


순간 서운해져서 몇 초 정도 아무 말도 안 하는데

비슷한 시기에 집을 얻지 않았나? 생각이 났어요.


"자기도 2월쯤에 원룸 계약하지 않았어?"

"응 맞아 나도 2월에 계약 끝날 걸"


이때다 싶어 물어봤어요.


"자기랑 나랑 원룸 계약도 비슷한데

이번에 끝나면 우리 그냥 합칠까?"



사실 뭐 저는 그랬어요.


이 분과 함께 할 생각을 하고 있었고,

룸메이트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어요.


둘 다 결혼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자가가 아닌 상태에서

각각의 주거비용으로 돈이 나간다면?


어차피 결혼할 거면 원룸 계약일에 맞춰서

예정된 지출을 줄이자는 게 제 생각이었어요.

절약하면 돈도 더 모을 수 있구요.


"각각 대출 이자, 월세를 내고 있으면

다음 집에서는 합치는 게 절약되지"


우선 상견례부터 하기로 했어요.

부모님은 살짝 당황해하셨지만


얘가 그래도 사람은 만나고 댕기는구나

라며 안도하는 눈빛이었어요.


상견례 날짜는 한 달 후로 정해졌어요.

그리고 저는


부모님들의 수금 잔치가 아닌

우리가 원하는 결혼식을 하기 위해


20페이지짜리 결혼식 기획안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와이프라 쓰고 룸메이트라 읽습니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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