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마 출신 콘텐츠 마케터의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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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데 제목이 내용이네요 ^^; 12월을 마지막으로 매드업 LEVER 마케팅팀에서의 여정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소식이 뜸했습니다. (멱살을 순순히 내어드리지요) 근황을 궁금해하는 소수의 몇 분들도 계실 것 같아, 지난 2년간의 여정을 간추려 봤습니다.
매드업에서 만든 마케팅 솔루션 레버(LEVER) 마케팅을 담당했어요. 잠깐 레버를 소개해드리자면, 광고를 해야 하지만 시간이 없거나 사람이 부족한 분들을 위해 로보어드바이저(AI), 휴먼어드바이저(AE)가 한 팀이 되어 매출 성장을 돕는 서비스입니다.
저희 팀은 레버의 브랜딩부터 콘텐츠, SEO, 광고, 프로모션 등 마케팅 전반적인 영역을 담당했어요. 에이전시 내에서 인하우스 마케팅 업무를 하는데, 모습은 보기가 힘드니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퍼포먼스 마케터가 100명이 넘게 있는 회사에 콘텐츠 마케터 3명으로 구성된 팀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바빴던..)
퍼포먼스 마케팅 업무도 같이 했습니다. 광고 매체 운영/관리, 리포트 작성, 데이터 분석 같은 업무들 말이죠. 팀 내부에서 해결하자는 니즈가 있었고, 퍼포 경력이 있었던 제가 맡게 되었어요. 물론 콘텐츠 업무도 같이 담당했고요. 이성의 좌뇌, 감성의 우뇌를 동시에 오버 클럭한 2년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성과 지표(KPI)는 마케팅 리드(문의) 였어요. 처음 몇 달간은 안정적인 리드 확보가 가능한 광고 매체 찾기에 집중합니다. SA, DA 등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효율이 좋았던 매체를 정하고 최적화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만들었어요. 타겟팅, 게재 위치 같은 요소들을 비교하고 개선하는 작업들 말이에요.
광고 소재에도 리소스를 많이 투입했어요. 브레인스토밍에서 나온 소재 크리에이티브는 한계점이 존재했거든요. 문의를 주시는 분들은 대표님들이 많았어요. 광고뿐만 아니라 유통, 영업 등 다른 영역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광고 이해도의 차이도 존재했고요.
내가 모르는 걸 남에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마케팅을 하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이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는 걸 어려워하시더라고요. "내 머릿속에 있는 정답을 네가 좀 찾아줬으면 좋겠어"라는 느낌이랄까요. 잠재 고객들의 불편함을 콕 집어주는 소구 포인트를 찾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죠.
여러 방법을 시도했는데, 기존 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USP 템플릿이 기억에 남습니다. 수백 건 이상의 리드들을 일일이 다 찾아봤었거든요. 소구 포인트(USP)가 될 만한 요소들을 빈도수에 맞게 분류한 다음, 소재로 만들고 A/B테스트를 진행하고 반복했어요. 그만큼 공수가 들어갔지만 성과도 좋았어요.
광고 스크립트 관리, 데이터 정합성 체크, GA를 통한 데이터 분석도 진행했습니다. 광고 매체를 직접 운영하니까요. 분야가 분야 인지라 개발 부서, 매체 담당자분들과 미팅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TF를 구성하면 리딩을 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설명을 위해 공부했던 내용들이 제 자신에게도 도움이 많이 되었죠.
대외적인 성과가 가장 좋았던 건 레버툰(@lever.me)입니다. it 서비스, 솔루션 쪽의 SaaS 산업이 주는 딱딱한 선입견을 깨고 싶어서, 계정 컨셉을 인스타툰으로 시도했어요. 시작이 쉽진 않았습니다. 기획안을 들고 갔을 때는 주변의 우려가 많아 저희도 고민했어요.
발행 주기는 어떻게 할 거냐, 그림은 누가 그리냐, 내부에 디자이너가 많은데 외부에서 찾아야 하냐, 언제까지 할 거냐, 이거 한다고 성과가 나오겠냐, 광고주 제품도 출연시킬 수 있겠냐 같은 수십 가지의 질문들이 쏟아졌어요. 그래서 저희는 '3개월만 믿고 맡겨주세요'라고 대답했죠. 다행히 숫자로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성과가 나오기도 했어요. 회사에 입사를 지원한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저희 인스타그램 계정을 봤다거나, 인스타그램을 보고 회사에 지원한 분들도 계셨다는 얘길 들었죠. 오가닉 영역에서의 광고 문의(인바운드) 수도 배 이상 증가했고요. 스노우볼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스노우볼(snowball effect)
: 어떤 사건, 현상이 작은 출발점에서 시작해서 점점 커지는 과정을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
긴 글(아티클) 콘텐츠도 꾸준히 제작했습니다. SEO에 필요한 영역이었고, 콘텐츠의 여러 유형 중에서도 고객의 신뢰도 증가에 반응이 좋았으니까요. 모든 아티클은 사전에 크리에이티브 브리프를 작성했어요. 기획 단계에서 대부분의 조율이 가능했고 유관 부서와의 협업에서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콘텐츠 주제는 고객에게 필요한 내용 위주로 선정했어요. AE들이 고객사 미팅을 가면 어떤 질문을 했는지 물어보기도 했죠. 플랫폼은 온드 미디어(네이버, 브런치) 외에, 오픈애즈 같은 외부 채널까지 확장해왔습니다.
(이런 노력은 2021년 하반기 오픈애즈에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인사이터 선정으로 이어지기도 했어요)
위에서 대외적인 성과가 가장 좋았던 게 레버툰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회사(내부)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성과는 '레버' 한글 키워드를 네이버 브랜드 검색에 등록시킨 거예요.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기에 자세히 정리해두었으니, 참고해주세요 :)
처음 해보는 것들도 있었고, 깨야하는 벽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보낸 2년간 레버의 성장만큼 저도 내면이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동료(리즈, 제스 그리고 같이 일했던 분들)가 있어서 모든 것들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좋았고 행복했고 정들었던 시간들을 추억에 담고, 새로운 시작을 해보려고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보시면서 저라는 사람이 궁금하다면, 같이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이메일 beautyinsight.yong@gmail.com로 연락을 부탁드립니다. 가볍게 알아보는 티타임은 물론, fit이 맞는다고 판단되면 면접도 가능합니다. (근무는 내년 1월부터 가능합니다)
이메일을 보내주시면 준비한 이력서 자료들을 전달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래에는 저의 핵심 역량을 적어놓았습니다.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핵심 역량
- IT 서비스 마케팅 & 광고 에이전시 AE 7년 경력
- 콘텐츠 & 퍼포먼스 마케팅 경력을 활용한 마케팅 프로세스 최적화 설계
- 데이터 분석 기반의 의사결정, 논리적 콘텐츠 제작으로 마케팅 KPI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