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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마틴 Jun 15. 2021

드디어 정직원 전환되었다!

경력직 마케터, 긴장으로 보낸 수습 3개월 후기


6년 차 마케터, 수습 기간이 지나고 정직원 전환이 되었습니다. 경력직인데 왜 걱정하지? 어차피 형식적인 과정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회사 규모가 클수록 수습 평가 프로세스도 체계적이더군요.


수습 평가는 당사자를 제외하고 조용히 진행됩니다. 실무 능력 외에 인성, 조직 적응도에 대해서도 판단합니다. 일을 잘하더라도 의견이 자주 충돌한다면? 조직은 이 사람이 우리와 잘 맞지 않다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저는 최근에 전환이 된 건 아니에요. 1달 반 정도가 더 지났어요. 그런데 이제야 앞선 3개월을 되짚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그전까지는 성과를 만드는 게 정말 중요했거든요.


경력직 마케터로 입사 후 수습 3개월 동안 깨달은 것들, 느낀 점들을 간략하게 정리했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하기까지의 과정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브런치 작가의 공개 구직 공고

브런치 작가의 공개 구직 후기




(말투는 음슴체입니다)


01

포지션 제안을 어떻게 받았는지 알게 되었음. 팀장급 1분이 페이스북에 공유된 공개 구직 글을 보고 HR팀에 전달해서 제안을 받음. K님 감사합니다.


02

다양한 조직, 사람들과 일하게 됨. 전 직장은 규모가 수 십 명대 수준이고, 유관 부서도 1~2곳였음. 지금 있는 곳은 인원도 수백 명이고, 팀도 굉장히 다양함. 커뮤니케이션 과정도 좀 더 복잡해짐


03

채용 공고에 적힌 업무보다 더 많은 영역을 담당하게 됨. 인하우스 마케팅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걸 잊고 있었음. 시간 관리, 일정 조율을 더욱 중요시하게 됨


04

스스로의 한계에 대해 더더 고민하게 됨. 경력직 + 수습 기간의 압박과 함께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걸까?",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해"라는 압박감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음. 받고 있음 (현재 진행형) 


05

차갑고 딱딱한, 이성적인 업무 스타일이 어느 정도 필요함. 사람들과 약간 선을 두게 되지만 일할 때는 편함. 업무 요청이나 협업에 있어서 회신 속도가 빠름. 약간 상대방을 긴장하게 만드는 것 같음. (다만 나도 그만큼 대응을 빠르게 해줘야 함;;)


06

B2B 마케팅은 B2C보다 속도가 느림. 멀리 보면 J 커브라도, 잘게 쪼개면 계단식 성장이어야 함. E커머스처럼 성과 나온다고 예산을 팍! 광고 매체를 팍팍! 늘릴 수 없음. 조급하다고 서두르면 나올 성과도 안 나왔음


07

나만 잘한다고 해서 전체 성과가 성장할 수 없음. 100년 전 포드가 컨베이어 벨트 방식으로 자동차를 만든 것처럼, 자동차(성과)를 만들려면 각각의 자리(팀)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함. 어느 한쪽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체가 딜레이 될 수밖에 없음.


08

주변에는 이름만 대도 아~ 하는 회사에서 온 사람들이 많음. 그들과 일하면서 느낀 건 잘 굴러가는 회사일수록 업무 프로세스가 체계화되어 있음. 콘텐츠 마케팅 또한 일하는 방식이 정리되어 있고 서류화 되어 있음. (나만 더 체계적이면 될 것 같음)


09

모르면 철판 깔고 물어봐야 함. 경력이라는 건 탄수화물 같음. 활발하게 움직이는 에너지원으로 쓸 수도 있는데, 그거 믿고 가만히 있으면 지방으로 변해서 사람을 흉칙하게 만듦. 나 역시 입사 두 달 차? 까지는 혼자서 해보려고 했는데, 이도 저도 안 되겠다 싶어서 1년 차 직원분에게도 막 묻고 다녔음


10

멘탈 관리 필요함. 물론 어디서 뭘 하든 간에 중요하지만, 난 여기서 살아남겠어 라는 생각을 해야 함. 나는 수습이 끝나가는 시점부터 굉장히 속으로 쫄렸음. 그래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평소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정도를 일찍 나가고 있었음. 사람들 없을 때 혼자 일하는 게 집중이 잘 되었음. (그래야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지더라)




요즘은 경력직 입사 시, 첫 3개월은 수습 기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떤 회사는 형식 절차인 경우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곳도 있어요. 일하는 건 괜찮은데 사람이 안 맞기도 하니까요. 그럴 때는 빠르게 정리하는 게 회사, 근로자 서로에게 덜 피해를 주는 거죠.


사람 문제가 없다면 잘 살아남으세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은 피할 수 없으니, 적당히 감수하면서 '나'에게 집중하시길. 그렇다고 야근은 너무 많이 하지 마시구요. (차라리 저처럼 일찍 출그능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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