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과거가 아닌 새로움
지금 미국에서는 80년대 배경의 SF 호러 드라마가 인기입니다. 그 시절을 직접 겪었던 40대 이상부터 10대 청소년들까지 열광하고 있죠. 어떤 요소들로 하여금 전 연령층의 관심을 끌어낸 걸까요. 오늘의 주제는 30여 년 전, 미국의 대중문화를 완벽하게 재현한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3>입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방영되었습니다. tvN의 <응답하라 1988>는 다들 보셨을 텐데요. 무엇보다 이 작품이 대단했던 것은 공감이라는 요소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는 겁니다. 연령별로 사용하는 미디어가 많이 달랐음에도, 모든 곳에서 응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죠
<기묘한 이야기 3>도 비슷합니다. 물론 기존 시즌부터 인기를 얻은 것도 있지만, 이번 시즌은 확실히 다릅니다. 패션, 음악 그리고 배경까지 레트로 트렌드를 완벽하게 장착했거든요.
일레븐과 친구들의 패션은 컬러풀 그 자체입니다. 움직이는 무지개라고 해도 될 정도로 패션들이 강렬해요. 화려한 원색들로 구성된 줄무늬 패턴과 다양한 원단. 마지막으로 상의는 바지에 집어넣어서 fit을 완성합니다. 조금 과하다 싶은 느낌, 그게 80년대 패션이죠.
<기묘한 이야기 3>는 E.T,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등 80년대 영화들을 오마주(=인용) 한 걸로 유명합니다. 스토리 자체도 굉장히 익숙한 느낌입니다. 괴물에게 잡힌 주인공을 구출하기 위해 친구들이 나서는 것. 어디선가 본 느낌이 들지 않나요?
팬들 사이에서는 80년대 미국 영화의 상징이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퍼토리를 참고했다는 썰이 유력합니다. 그밖에 드라마 연출기법에도 낯이 익은 구도들이 많습니다. 해당 부분은 해외 유튜버가 80년대 영화들과 <기묘한 이야기 3 연출>을 비교한 영상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전 시즌에서는 미국 정부가 빌런이었지만 이번에는 소련입니다. 갑자기 왠 소련???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아시다시피, 80년대는 철의 장막으로 불리던 냉전이 조금씩 풀리던 시기입니다. 85년에는 고르바쵸프가 소련의 최고 권력자가 되면서 개방정책을 실행하고. 미국을 겨냥하던 수천 개의 핵무기도 감축을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따뜻한 봄이 온 건 아니었습니다. 소련이 해체되기 직전까지도 미국은 대량의 스파이 작전을 펼치고 있었으니까요. 아마도 이번 시즌의 주 배경이 소련 연구소인 것은 이러한 문화적 배경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묘한 이야기 3>를 보며 누군가는 80년대를 추억하고 그리워합니다. 혹 누군가는 드라마에 나오는 패션, 스타일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도 있겠죠. 중요한 것은 이 드라마를 통해 모두가 대화할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양한 연령층의 마음을 잡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참고로 보실 거면 몰아보기를 추천합니다.
띄엄띄엄 보면 중간에 다른 일이 손에 안 잡히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