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는 이유

- 좌절 권하는 세상에서 희망 전달하기

by 장보철

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어찌 보면 살만한 의미와 가치가 적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희망을 전달하는 통로라고 할 수 있다. 분명히 글을 쓰는 것은 나에게 커다란 즐거움이자 삶의 동력이 된다. 나의 글을 읽고 절망과 어둠에서 허덕이는 독자가 희망과 빛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그것으로 나는 충분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머리와 가슴에 담아낸 그리고 서서히 다가오는 감성과 이성을 잘 요리하는 창조의 과정이다. 동시에 글을 쓴다는 것은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 내가 쓴 글을 누군가가 보고 읽는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면, 나의 무지와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나게 될까 부끄러워질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또 하나의 글 쓰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이미 '기독교 작가'라는 공식적인 타이틀을 가진 내가 '브런치 작가'라는 또 하나의 이름으로 내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내려고 한다. 나는 신학을 공부한 목사이자 신학교 교수이다. 당연히, 나의 모든 글과 글쓰기는 '기독교'적이다. 그것은 지금 내가 숨을 쉬고 살아가는 이유이며, 내 인생의 가장 든든한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브런치' 작가로서의 이 장에서는 기독교인이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경험했던 나의 인생의 이야기들을 조금씩 나누려고 한다. 목사이자 신학교 교수가 되기 전에, 나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나는 저널리즘을 사랑했다. 뭐, 대단한 철학적이고 사회학적이며 학문적인 깊이가 있는 학문은 아니었지만, 살아있는 인간과 사회를 연구하고 추적하는 이 학문에 매료되었다. 내가 만든 인생 코스에 따르면 당연히, 기자 아니면, 저널리즘 교수가 되었을 것이다.


스크린샷 2025-06-24 223355.png


대학을 졸업한 1991년 이후에 ( 이 정도면, 지금 내 나이를 짐작할 수 있겠다) 나는 무지하게 많은 직업을 가졌었다. 한때는 잘 나가던 중앙일간지 광고국 직원에서부터, 신촌의 유명한 병원 기획실, 약 50대 1을 뚫고 합격한 공기업, 강남의 작은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 아주 허름한 사무실 밖에 없었던 광고전문 신문사 등등. 나의 20대 중반은 그렇게 합격과 퇴사의 반복으로 얼룩져 있었다. 번듯한 직정에서 차분히 직장 생활하며 안정된 생활을 기대했던 부모님 보시기에는 철없는 아들이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택했던 직장은 당시 서울 면목동에 있었던 보습학원 영어학원 강사였다. 아주 작은 학원이었는데, 중학생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쳤다. 그곳에서 약 1년을 보내면서, 나는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을 마침내 발견한 느낌이었다. 8시에 출근해서 운 좋으면 6시에 퇴근, 보통 7,8시 되어야 퇴근. 휴가는 일 년에 겨우 10여 일에다가 봉급은 글쎄. 그런데, 보습학원 강사는 거의 자유직업이었다. 출퇴근 시간이 있지만, 그리 얽매이지 않아도 되었다. 내 능력만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1년 뒤, 나는 미국으로 훌쩍 떠났다. 1993년 12월 2일, 당시 27살의 한 청년이 미국의 낯선 도시 필라델피아에 서 있었다.


스크린샷 2025-06-24 222024.png


목사이자 신학대학교 교수로서 거의 20여 년을 '기독교' 관련 글을 내고 강의해오고 있지만, 브런치스토리에서는 인생의 폭풍우를 뚫고 통과하며 살아낸 한 '인간'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러한 이야기의 나눔을 통해서, 지치고 상처받고, 때로는 나약해 보이기 짝이 없는 이 시대의 청년들과 '사람'들이 희망의 이야기를 써내려 갔으면 좋겠다.


우리 인생은 우리에게 좌절을 권하고 있는 것 같다.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 각 자의 인생길이나, 우리 사회나, 세상이나, 제정신을 못 차리고 미쳐가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솔직히 말해서 이런 세상에서 살아갈 힘이나 자신감이 바닥이라고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중독에 빠지고, 묻지 마 살인을 하고, 독해지며, 악해지고, 폭력을 휘두르며, 심지어 자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스크린샷 2025-06-24 223244.png


나는 글을 쓰면서 독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다. 어차피, 글이란 것이 쓰는 이의 생각과 경험과 감정이 담긴 것이기에, 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내가 살아온 삶의 경험과 편린들 그리고 공부해 온 학문의 세계가 주관적이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사람과 문화와 삶을 바라보는 훈련이 되었다는 것이다.


독자들의 동의는 구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의 글을 읽는 분들의 마음을 터치하는 '공감'의 스파크가 튀겼으면 한다. 그래서, 나와 독자 모두 브런치스토리를 통해서 이 세상은 아직 살만한 가치가 있음을, 살아야만 한다는 생의 의지를 불태우는 그런 경험들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스크린샷 2025-06-24 223534.png


사실, 나는 지금 글을 쓰면 안 되는 신체적 제한이 있다. 나이가 어느덧 50대 중반을 넘어서고, 하도 글을 많이 써서 그런지, 손가락 관절이 자연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된 마당에, 가급적 일주일에 한 꼭지 정도는 올리려고 한다. 한 명의 독자라도, 이 글을 통해서 삶의 용기를 얻어갈 수만 있다면, 나의 아픈 손가락에게 커다란 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