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
새해가 되면 그동안 숱하게 실패했던 계획들을 다시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그 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그때뿐인 사람도 많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에서 이제는 ‘작심 하루’라는 말이 유행인가 보다. 3일도 지키기 힘들어서 딱 하루만 잘 지켜보자는 계획이라고 한다.
해마다 다이어리가 빼곡하고 수시로 뭔가를 쓰고 지우고, 매일 일기를 쓰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다. 습관이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나처럼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완료하면 또 다른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신기할 것이다.
‘작심 하루’도 모자라 이제는 돈을 걸고 함께 계획을 이루는 모임도 온라인상에서 인기라고 했다. 오늘 나에게도 그런 모임에서 초대장이 왔다. 자신이 세우고 지키려는 계획을 왜 돈을 걸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 못할 노릇이다. 돈이라도 걸어놓으면 돈 아까워서라도 실천하게 된다나?
‘돈 걸고 하면 뭐가 달라?’
할 사람은 돈을 걸지 않아도 하고, 안 할 사람은 돈을 걸어도 안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안 할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냥 얼마의 돈을 날린다고 쉽게 생각하게 된다. 인간은 본인이 간절하면 알아서 하게 되어있다. 스스로 간절하지 않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면 얼마의 돈이 아니라 전 재산을 걸어도 결국 끝까지 하지 않고 또 포기한다.
자신의 계획을 지킬 의지가 없어서 돈을 걸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실패다. 처음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의지한 채 시작한 계획이 끝까지 잘 될 리 없다.
이런저런 다양한 모임이 생기고, 혼자 하면 불가능한 일을 함께 하면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온라인 모임 초대가 많이 들어온다. 좋은 정보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건 좋지만 결국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다. 사람에게 의지하고 돈을 보고 하는 일이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의지가 약한 것도 습관이다. 의지가 약한 사람도 좋은 습관을 만드는 방법은 아주 작은 습관으로 시작하는 것, 그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