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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펄 Feb 25. 2019

완성도를 높이는 일

2월 25일


예능 프로그램 녹화 도중 욕설 논란에 휩싸여 활동을 중단했던 가수가 컴백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 기사에는 원래의 일정보다 조금 늦어졌지만 신곡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작업에 몰두 중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나는 그 가수의 컴백 소식보다 네티즌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댓글을 읽다가 눈에 띄었던 한 줄이 있었다.    


‘인간성의 완성도를 먼저 높이길...’    


짧지만 강한 이 한마디는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 남았다. 무슨 일을 하든지 인성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댓글 문화가 썩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가끔 이렇게 누군가에게는 작은 깨달음을 주는 댓글도 있다.     


완성도(完成度), 어떤 일이나 예술 작품 따위가 질적으로 완성된 정도를 말한다. ‘질적으로’ 완성된 정도라니 왠지 더더욱 어려운 일처럼 느껴진다. 완성도를 높이려면 결국 사소한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신경 써야 한다. 사소한 차이가 완성도를 좌우한다.    


나는 인간성의 완성도 다음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니 글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토지를 쓴 소설가 박경리는 글의 완성도는 퇴고 횟수에 달렸다고 했다. 퇴고는 글의 초안을 고치고 다듬는 일이다. 글은 한 번 쓰고 그대로 놔두는 일이 거의 없다. 열 번 백 번 고치고 다듬어야 한다. 그런데 그 일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같은 글을 보고 또 보고, 고치고 또 고치며 더하고 빼고 다듬는 일은 정신과 육체가 꽤 피로한 작업이다.    


한 시간 글을 쓰면 10배의 시간은 퇴고에 쏟아부어야 할 정도로 많은 시간과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잠깐 쓰고 오래 고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오늘도 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소한 어휘 하나를 두고 수십 번 생각하다가 결국 졸고 말았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라는 헤밍웨이의 말을 떠올려보면 쓰레기를 정리하는 일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짐작할 수 있다. 나는 오늘도 쓰레기를 정리 중이다. 냄새나지 않는 쓰레기라는 것에 그나마 감사함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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