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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펄 Mar 14. 2019

왜 이렇게 긍정적이야?

3월 14일


독서라고는 1년에 잡지 한 권도 읽지 않던 친구가 대뜸 책을 한 권 구입했다는 얘기를 했다. 속으로는 ‘웬일 이래’하면서도 독서하는 인구가 단 한 명이라도 늘어났다는 사실은 기뻤다. 친구가 샀다는 책은 너도나도 읽는다는 베스트셀러 자기 계발서였다.     


평소 읽지 않던 책을 읽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테지만 내용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불만을 토로했다.     


“야, 책은 왜 죄다 훌륭한 사람들 얘기뿐이냐. 그리고 왜 이렇게 이유 없이 긍정적이야?”    


나도 한때 자기 계발서에 푹 빠져 읽을 때가 있었다. 읽는 순간은 나도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다 이루어질 것 같았다. 좋게 얘기하면 긍정의 힘이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본인의 실행과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법이다. 자기 계발서를 읽고 온전히 그대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렇게 변화되는 것이 쉽지 않다. 변화가 생겼거나 성공을 했다 해도 자신만의 방법이 존재한다. 자기 계발서는 동기가 되어줄 뿐이다.    


친구가 말한 ‘이유 없이 긍정적이기만 한’ 이야기는 그들이 이미 성공한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성공해서 책을 쓴 사람이 ‘여러분, 성공하려면 저처럼 찌질하고 부정적이어야 성공합니다’라고 쓸 수는 없지 않나.    


그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성공한 것인지, 성공해서 긍정적인 사람이 되었는지 순서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긍정적인 에너지보다 부정적인 에너지를 방출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 양이 훨씬 크다. 에너지 소모가 큰 만큼 결핍되기도 쉽다.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것과 죽일 듯 쏘아붙이는 것은 내 눈이 느끼는 피로도가 다르다. 굳이 나 스스로 피곤해질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 ‘긍정적’을 강조하는 게 아닐까.    


그나저나 요즘 나는 왜 이렇게 눈이 피로한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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