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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펄 Mar 18. 2019

넓게 보다 깊이

3월 18일

한때 파워블로거가 부러워서 블로그를 열심히 키워보려고 노력했다. 여행기, 맛집, 농사, 책 리뷰, 일상, 노래하는 영상까지 부지런히 포스팅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속속 이웃 신청을 했고 일방문자수가 늘기 시작했다.


재미가 붙었다. 특히 사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노래 영상을 일주일에 하나씩 부지런히 올렸다. 블로그도 성장하는 듯했고 좋아요도 많아졌다. 댓글에는 종종 "작가님 팬입니다."라는 글도 있었다.


하지만 블로그에 대한 애정이 식었다. 쉽게 다가왔다가 쉽게 떠나버리는 사람들을 겪으니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 넓게 두루두루 좋아해 주는 독자분들은 많았지만 마음이 채워지지 않았다.


그 무렵, 블로그 이웃님이 브런치는 왜 안 하시냐고 묻길래 너무 방치해뒀다 싶은 마음에 위클리 매거진 연재 신청을 했고, 운 좋게 한 번에 합격했다.


연재를 하며 블로그에서 만나지 못했던 새로운 독자들을 만났다. 많지는 않지만 깊이 이해받는 느낌, 마음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댓글에 힘을 얻는 정도가 아니라 그 댓글로 내 글을 보완하고 더욱 좋은 글을 쓸 수 있었다.


 《회색 인간》의 김동식 작가님은 오늘의 자신을 키운 최고의 글쓰기 선생님은 그가 연재했던 '오늘의 유머' 게시판 독자들이라고 했다. 그 말이 무슨 말인지 깊이 와 닿았다. 나도 언젠가 말할 기회가 있다면 말하고 싶다. 오늘날 나를 키운 건 브런치에서 내 글에 마음을 달아준 분들 덕분이라고.

넓게 보다 깊이 이해해주시고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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